국세청 직원도 '실수'…연말정산 추가로 낸 세금 무려 '1.7조'

입력 2024-09-26 11:50
수정 2024-09-26 11:58

근로소득자가 연말정산을 실수해 추가로 납부해야 했던 세금이 지난 5년간 최소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국세청 공무원도 연말정산 실수로 세금을 추가 납부한 금액이 2200만원에 달해 납세 편의를 대폭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9~2023년) 근로소득만 있는 자의 연말정산 과소신고에 따른 추가세액이 총 1조7112억원에 달하고, 추가 납세 대상자는 총 87만9000명에 이르렀다.

이는 연말정산에서 공제·감면을 과다하게 받거나 신고 누락이 있어 소득세를 적게 신고한 경우로, 5월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또는 가산세가 부과되는 기한후신고를 통해 추가 납부해야 할 세액 및 대상자를 뜻한다.

연말정산 과소신고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작년 한 해에만 추가세액은 총 4197억원, 추가 납세 대상자는 25만4000명으로, 4년 전인 2019년 대비 각각 87.79%, 137.38% 늘어났다.


이뿐 아니라 지난 5년간(2019~2023년) 국세청 경리팀이 원천징수의무자로서 적발한 국세청 공무원 연말정산 오신고 내역을 확인한 결과, 총 과소신고 금액은 2억9500만원이었다. 적발 인원은 49명이다. 이들이 과소신고로 추가로 납부해야 했던 세액은 2255만원이다. 세무 당국 직원들마저도 세금을 적게 신고해 추가로 더 내게 된 것이다.

더욱이 지난 7월에는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최근 5년간 후보자가 연말정산에서 3년 연속 세금을 과소신고 하고, 이에 대한 수정신고 또한 잘못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있었다.


천 의원은 "국세청 공무원도 틀리는 연말정산인데 일반 국민들은 오죽 어렵고 번거롭겠냐"며 "AI 등 첨단기술을 적극 활용해 홈택스 시스템을 고도화해 국민들의 납세 편의를 대폭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