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에 대한 제재를 촉구하는 서한을 미국 국방부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반도체, 자율주행 등에 대한 대중 제재가 디스플레이로 확대된다면 중국과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미국 외신들에 따르면 하원의 존 물레나 중국특위위원장은 미국 국방부에 중국 BOE와 텐마를 ‘블랙리스트’에 포함해야 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BOE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텐마는 4위 기업이다. BOE는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은 물론 미국에도 디스플레이를 납품하는 주요 공급사다.
서한은 “BOE와 텐마가 중국 군사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고, 디스플레이가 일상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강조했다.
디스플레이를 미국 핵심 안보 기술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물레나 위원장은 “디스플레이는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부터 드론까지 군사용 무기에 디스플레이가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다”며 “중국이 디스플레이 수출을 중단할 경우 미국의 무기 생산이 중단될 위협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한은 “미국 국방부가 중국 디스플레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재가 이뤄진다면 중국과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OLED 핵심 시장인 중소형 사이즈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기준 50% 이상을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자국 OLED를 쓰기 시작하면서 올 상반기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44%로 추락했다. 그 뒤를 BOE(16%), 비전옥스(11.3%), CSOT(10%), 톈마(9%) 등 중국 업체들이 뒤쫓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