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맨 같았다"…휠체어 탄 시민 보자 뛰쳐나간 버스기사 [영상]

입력 2024-09-26 08:10
수정 2024-09-26 08:19

비가 쏟아졌던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서 수동 휠체어를 타고 횡단보도를 힘겹게 건너던 시민을 도운 버스 기사의 소식이 알려져 화제다.

'어린이, 세 번째 사람' 등을 쓴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는 최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같은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먼저 "강남 교보문고 사거리, 폭우 속 휠체어를 탄 분이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반도 못 갔고 (보행자 신호) 점멸 시작. (횡단보도 위) 보행자는 그분뿐"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늦은 시간에 비까지 내려 횡단보도 위 시민을 미처 보지 못하고 출발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해당 도로의 규모는 왕복 10차선에 달했는데, 다행히 이 광경을 유심히 살펴보던 한 버스 기사가 있었다고 한다. 이어진 버스 기사의 '번개' 같은 행동이 시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김씨는 "정차 중이던 버스 기사님이 튀어 나가 휠체어를 안전지대까지 밀어드리더니 흠뻑 젖은 채로 차로 복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번개맨 같았다. 470번 1371호 고맙다"고 글을 마쳤다.


김씨는 해당 버스 기사를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에서 초능력을 지닌 버스 기사 '번개맨'(배우 차태현)에 빗댄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올린 글은 5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6500회 이상 공유됐다.

그러면서 해당 버스 기사의 선행도 온라인에서 널리 알려졌고, 서울 간선버스 470번을 운영하는 다모아자동차 홈페이지 '칭찬합니다' 게시판에는 시민들의 감사 인사가 이어지기도 했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시 버스를 몰았던 주인공은 10년 경력의 이중호 기사다. 이씨는 "비 내리는 밤 휠체어 사용에 능숙하지 않은 분이 보호자도 우산도 없이 언덕 지형을 힘겹게 지나가는 상황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폭우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던 터라, 신호가 바뀌면 반대편 차로에서 바로 출발해 자칫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에 버스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강남대로로 뛰쳐나갔다는 것.

이씨는 "당시에는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뿐이었다. 같은 일이 일어나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손님들이 사고 없이 하루를 안전하게 보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