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테안경 끼고 화상통화…메타 '차세대 스마트안경' 칼 갈았다

입력 2024-09-26 06:58
수정 2024-09-26 06:59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메타)이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안경처럼 쓰는 증강현실(AR) 기기를 공개했다.

메타는 2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본사에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커넥트 2024'를 열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메타는 행사에서 새로운 증강현실(AR)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Orion)'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무대에 올라 직접 오라이언을 소개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AR 기기에 대한 모든 시도는 헤드셋, 고글, 헬멧이었다"며 "오라이언이 스마트폰 다음의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은색의 두꺼운 뿔테 안경처럼 생긴 오라이언은 안경처럼 쓰면서 문자 메시지는 물론, 화상 통화, 유튜브 동영상까지 볼 수 있다. 이 스마트 안경에는 이용자의 시야에 표시할 수 있는 마이크로 렌즈가 장착돼 프로젝터를 통해 3차원(D) 이미지를 투사시켜 홀로그램의 AR 기능이 구현된다. 이용자는 스마트 워치와 같은 손목 밴드와 눈의 운동을 추적하는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손으로 디스플레이를 클릭하거나 스크롤 할 수 있다.

저커버그는 오라이언이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 안경 중 가장 큰 70도의 시야각을 제공하고, 일상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 크기와 무게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무게와 출시 시기, 가격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메타는 2021년부터 에실로룩소티카와 함께 카메라와 스피커가 장착된 레이밴 브랜드의 스마트 글래스를 판매해 오고 있다. 오라이언은 통화와 이미지·동영상 등 촬영이 가능한 레이밴보다 한층 진화한 AR 기능이 구현되는 컴퓨팅 기기다.

AR 안경은 스마트폰의 뒤를 이어 핸즈프리 시대를 열 차세대 스마트 기기로 주목받아왔다. 그동안 안경이라는 작은 기기에 많은 기능을 구현해야 하는 기술적 한계로 주춤했다가 구글과 애플 등이 최근 다시 개발에 박차를 나선 것으로 알려져 경쟁이 예상된다.

이날 행사에서는 지난해 공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메타 퀘스트3'의 보급형인 '퀘스트3s'도 공개됐다. 퀘스트3s는 퀘스트3보다 200달러 싼 299.99달러부터 시작한다. 예약판매는 이날부터 시작됐으며 내달 15일부터 배송이 이뤄진다.

메타는 또 자사의 AI 모델인 라마의 최신 버전인 라마 3.2를 공개하며, 멀티모달 기능을 갖춘 매개변수 110억개, 800억개의 모델을 선보였다. 라마를 기반으로 하는 AI 챗봇인 '메타 AI'도 업데이트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메타가 소유한 SNS 등에서 한층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졌다. 영화 '007시리즈'에서 제임스본드의 상관인 'M'으로 나오는 영국 배우 주디 덴치 등 배우 5명과 계약해 '메타 AI'는 이들의 음성으로 제공된다.

송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