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으로 13㎏ 뺐는데"…기뻐한 비만환자 속타는 뜻밖의 이유

입력 2024-09-26 21:23
수정 2024-09-26 21:33

미국 펜실베니아 다운잉타운에 사는 마에즈 와이벨(29)은 체중 감량 신약을 복용해 9개월 만에 약 13.6㎏을 감량했다. 하지만 그는 요즘 기쁨과 안도감 대신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약국에서 두 달치 위고비를 받아 복용한 뒤 약이 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가 사는 곳 근처의 CVS, 월그린스, 웨그먼스 등의 약국에서 약이 소진됐다. 와이벨은 결국 세 달 동안 약을 복용하지 못 했고 그동안 체중이 다시 불어났다.

체중 감량 신약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평생 복용해야 하는 영구적 약물로 설계됐다. 하지만 재고 부족, 보험 정책 변화, 환자들의 개인적인 선택, 장기적인 부작용과 복용량에 대한 지침 부족으로 인해 미국 내 의사와 환자들이 약 복용 계획을 즉석에서 조정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내 비만환자들은 약국의 신약 재고에 따라 복용을 갑자기 중단하기도 한다는 게 워싱턴포스트의 설명이다. 약값이 비싸 복용을 중단하는 사례도 많다. 보험이 없을 경우 한 달에 약 1000달러(133만원)의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비만신약 부족 현상은 작년 가을부터 주기적으로 발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 8월 업데이트에서 마운자로, 오젬픽, 젭바운드는 모든 용량이 이용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위고비는 여전히 재고가 부족하다고 발표했다.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를 제조하는 일라이 릴리와 오젬픽 및 위고비를 제조하는 노보노디스크는 수요 급증으로 인한 공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약사협회는 생산량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이 차이를 느끼지 못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브리짓 그로브스 협회 부회장은 “회원들이 여전히 주문 지연과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 공급이 원활해지기를 바라지만, 현재로서는 환자들이 정기적으로 약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