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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자 미국 건설·부동산 테마 상장지수펀드(ETF) 주가가 고공 행진하고 있다. 모기지 금리가 낮아져 주택 구매와 부동산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금리 인하·대선은 호재
24일(현지시간) 미국 금융정보업체인 베타파이에 따르면 이달 들어 24일까지 ‘아이셰어즈 US 홈 컨스트럭션’(ITB)으로 3억1539만달러(약 4192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월별로 보면 지난 3월(3억3855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되며 건설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고 본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렸다.
건설주 ETF는 미국 경기 둔화 우려에도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ITB는 하반기 들어 이날까지 25.19%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4.99%, 나스닥지수는 1.93% 오르는 데 그쳤다. 비슷한 건설주 ETF인 ‘SPDR S&P 홈빌더스’(XHB)는 올 하반기 21.89% 급등했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건설주 강세가 더 두드러진다. 미국 최대 건축자재업체인 빌더스퍼스트소스는 올 하반기에만 39.45% 상승했다. 비슷한 업체인 인스톨드빌딩프로덕츠는 같은 기간 17.31% 올랐다. 미국 최대 주택건설업체로 꼽히는 DR호튼과 레나도 하반기 각각 36.5%, 22.93% 뛰었다.
지난 상반기 상승하던 미국 모기지 금리는 기준금리가 내리자 빠르게 꺾이고 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에 따르면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연초 연 6.78%에서 5월 말 연 7.05%까지 올랐으나 최근 6.15%로 낮아졌다.
미국 대선 후보들의 주택 공급 공약도 건설주 ETF를 들어 올렸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게 2만5000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들고 나왔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규모 주택 공급을 위해 연방정부 소유의 토지를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최원석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모기지 금리 하락과 미국 금리 인하로 주택 건설 관련 기업의 주가가 상승했다”며 “미 대선 후보들의 주택 공급 확대 공약으로 신규 공급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미국 부동산·리츠(부동산투자회사) ETF 역시 금리 인하 수혜를 보고 있다. 미국 주요 리츠 ETF인 ‘뱅가드 리얼이스테이트 인덱스펀드’(VNQ)와 ‘슈와브 US 리츠’(SCHH)는 올 하반기 각각 18.08%, 17.53% 올랐다. VNQ와 SCHH는 16일 나란히 종가 기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日·유럽 건설주도 강세일본과 유럽 건설회사 주가도 상승세다. 유럽 건설주를 모은 ETF인 ‘아이셰어즈 STOXX 유럽 600 컨스트럭션&머티리얼즈’는 최근 한 달간 3.39% 올랐고, 일본 건설주를 모은 ‘노무라 NF TPX17 컨스트럭션&머티리얼즈’는 1.9% 소폭 상승했다.
한국 건설주는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다. 국내 건설주를 모은 ‘KODEX 건설’은 같은 기간 6.9%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한국 증시에서는 일찍 반영돼 실제 금리 인하 효과가 다소 감소했다고 보고 있다. 이달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돼 대출 규제가 강화된 것도 한국 건설주가 글로벌 건설주에 견줘 부진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김승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오는 11월 한국 기준금리가 한 차례 인하된다고 해도 건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