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 ‘노시니어존’에 이어 문신 보유자의 출입을 제한하는 ‘노타투존’을 주장하는 의견이 등장해 누리꾼들의 찬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보는 것만으로 위협적”이라고 동의하는 의견도 있지만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대 의견도 나온다.
2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목욕탕, 헬스장, 수영장, 호텔 등에서 과도한 문신 노출을 제한하자는 ‘노타투존’에 대한 의견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노타투존은 문자 그대로 몸에 문신을 한 사람의 출입을 제한하는 장소다.
전날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발단이 됐다. 한 커뮤니티에선 "수영장에 자녀를 데리고 간다. 그런데 수영장에 문신충이 너무 많다"고 운을 뗐다. 문신충이란 문신에 벌레 충(蟲) 자를 붙여 문신을 한 사람을 비하하는 의미로 쓰이는 은어적 표현이다.
작성자는 "이레즈미(일본의 정통 문신) 스타일도 많고, 문신이 무슨 도화지 크기처럼 큰 사람들도 많다"며 "애들도 보는 샤워실에서 문신을 드러내고 씻는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문신이 있는 사람들은 노출을 불가피하게 해야 하는 장소에 못 오게끔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신 인구가 1300만명(보건복지부 추산)에 달할 정도로 문신이 대중적인 패션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지만, 적지 않은 반감 역시 속속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타투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은 5성급 호텔이다. 콘래드 서울 호텔은 헬스장, 수영장 등 이용안내 규정에 ‘신체에 타인에게 불안감이나 불편함을 조성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문신이 있는 고객은 출입이 제한될 수 있다’고 공지하고 있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은 ‘15㎝이상의 문신’이 있을 시 수영장 입장이 제한된다. 수영장을 이용할 때에는 문신이 가려지는 수영복이나 패치 등을 착용해야 한다.
일반 헬스장에도 노타투존이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7월 한 유튜브채널에선 강남의 한 헬스장 리뷰가 올라왔다. 이 헬스장에는 입장 조건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과도한 문신 노출 자제’다. 팔, 다리를 거의 가릴 정도의 문신이 있다면 긴팔·긴바지 운동복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국외 사례를 보면 일본 유후인 등 유명 온천 관광지에서도 '몸에 문신이 있는 사람의 입욕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몸에 문신이 가득한 야쿠자(일본의 폭력단체 일원)들이 다른 손님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누리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몸에 문신이 가득한 사람을 보면 위화감이 느껴져 멀리하고 싶다", "헬스장 같은 곳에는 좀 가리고 들어오길 바란다", "불량함의 상징이었던 만큼 좋지 않은 시선을 감수해야 한다" 등 노타투존에 찬성하는 이들이 많았다. 반면 "문신은 이제 패션의 일부일 뿐이다", "연예인들도 많이들 하는데 뭐가 문제냐", "문신으로 뭐라 하는 건 고리타분한 생각이다" 등 문신을 옹호하는 사람들도 다수 존재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