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의 대표이사가 사임 의사를 전달했고 직원 전원 해고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MBC 보도에 다르면 이성구 TBS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어제 실본부장 등 임원들과의 단체 대화방에 "TBS를 살려보려고 노력했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부족함으로 느끼고 대표대행을 사임하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사임의사를 이사회에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TBS는 지난 6월 1일 서울시의회의 지원 조례 폐지 이후 재정난을 겪어 왔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가 결재한 '재단 직원 전원에 대한 구조조정을 위한 해고 예고 계획안'엔 "내부적으로는 9월 임금 지급 또한 어려운 상황으로 지금까지 조기희망퇴직, 비상 근무체제 시행 등 자구책 강구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영상 전원 해고를 통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무급휴업 운명 및 방송유지 필수인력으로 필요한 직원에 대하여는 추후 조정하여 해고 제외대상자를 법률절차에 따라 통보할 예정"이라며 "해고예정일자를 오는 10월 31일"이라고 명시했다.
TBS 노동조합 측은 전 직원 해고는 명백한 노동법 위반이라며, 해당 문서가 실행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어준은 지난 13일 유시민 작가가 진행하는 노무현재단 유튜브 '알릴레오 북s'에 출연해 TBS 사태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 "나를 당장 다시 복귀시킨다면 한 달 내에 다시 1위를 할 수 있다"며 "살려낼 수 있지만 오세훈(시장)이 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8월8일 이 대표대행은 기자간담회에서 "김어준으로 인해 직원들이 고통을 받고 있으며, 김어준은 사재를 털어서라도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발언했다. 김어준은 이에 대해 "나보고 사재를 털라고 하는데 맛집 주방장을 해고하고 맛집이 망하니까 주방장한테 책임지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지난 2016년 9월 시작돼 2022년 12월30일 폐지됐다. 6년 연속 시청률 1위를 기록했지만 편파방송 논란에 쉼없이 휘말렸다.
TBS에 따르면 TBS FM에 내려진 제재는 150건으로 이 가운데 '김어준의 뉴스공장'으로 받은 제재가 120건에 달한다. 의나 경고 등 중징계에 해당하는 13건의 법정제재 중 12건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다.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 다수로 바뀐 서울시의회는 2022년 11월 TBS의 설립과 운영에 관한 조례를 폐지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켰고 지난 11일엔 서울시 출연기관 지위가 해제됐다.
TBS는 지난해 9월 사회적 논란과 회사의 경영 악화를 초래했다며 진행자 김어준 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TBS는 또 지역공영방송의 통상적 수준 대비 3배에 달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출연료를 지급하고, 프로그램 공정성 논란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는데도 진행자에 대한 조치를 하지 않아 회사의 존립을 위협했다며 이강택 전 대표이사에 대해서도 경영책임자로서 권한 남용과 배임 행위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