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출신' 명상 유튜버, 성추행 혐의 송치 후…"시련 지나간다"

입력 2024-09-25 07:18
수정 2024-09-25 07:55


명상 수업 수강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입건됐던 가수 출신 유명 명상 유튜버가 성추행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50대 유튜버 A씨는 검찰 송치 후에도 "모든 시련은 지나간다"면서 명상 영상을 게재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19일 명상 유튜버 A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명상 수업을 해준다는 명목으로 수강생들을 만나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까지 A씨를 고소한 피해자는 총 4명이다. 이 중 3명의 고소 건이 혐의가 인정돼 검찰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건은 지적장애를 가진 미성년자가 피해자여서 서울경찰청에서 수사 중이다.

피해자 B씨는 JTBC에 "(수업이) 끝날 때쯤 갑자기 일어나 벽을 짚으라고 했다. 그러더니 제 뒤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을 (자신의) 몸으로 더듬었다"고 주장했다. B씨가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거부 의사를 표현했으나, A씨는 "내가 너를 좋아하는 데 유부남이라 말을 못 한다"고 말했다는 게 B씨의 설명이다.

A씨는 검찰로 사건이 옮겨진 후인 지난 22일에도 '시간이 진실을 말한다. 그러니 참고 인내하라. 묵묵히 나아가라. 수행자여, 그대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라. '모든 시련은 지나간다' 역경을 큰 수행처로 삼으라'는 제목의 명상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는 "모든 것은 지나간다", "참고 견디면 모든 고통이 지나간다", "인내로 모든 것을 이겨내라" 등의 자막과 음성이 담겨 있다.

A씨는 오는 26일과 10월 3일, 10월 6일에도 서울에서 명상 클래스를 가진다고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안내했다. 피해 여성들은 A씨의 명상 수업 수강생이거나 봉사활동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우려도 나온다.

A씨를 고소한 한 피해자는 SBS에 "어떻게 이렇게 뻔뻔한지, 해명도 안 하고 자기 채널에 후원 계좌 올리고. 너무 화가 난다"며 "피해자들은 지금 다 고통받고 있는데 반성도 하나도 없고, 2차 가해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가수로도 활동했으며 각종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여성 구독자에게 성적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내 법원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