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열린 민주당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금투세 도입으로) 증시가 우하향한다는 확신이 있으면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에 투자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라는 주제로 금투세 관련 민주당의 당론을 결정하기 위한 토론을 진행했다. 시행팀에서는 민주당 김영환·김성환·이강일·김남근·임광현 의원이, 유예팀에서는 김현정·이소영·이연희·박선원 의원과 김병욱 전 의원이 나섰다. 이언주, 장경태 의원 등 일부 민주당 의원도 청중으로 자리했다.
김 의원의 발언은 토론 막바지 질의응답 중 나왔다. 방청석에 앉아 있던 김병욱 전 의원은 "미국 증시는 상승하고, 국내 증시는 하락하는 '디커플링' 상황에서 금투세라는 수류탄을 꼭 던져야 하냐"며 "주식시장 투자 승률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불확실한 제도를 도입하는 게 합리적인 의사결정인지 시행팀에 묻고 싶다"고 발언했다.
시행팀 팀장을 맡은 김영환 의원은 이에 "주가 관련해 다른 변수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미국, 일본의 경제성장률에 비해 국내 경제 성장률이 낮았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증시가 우하향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으면 '인버스'를 하면 된다"며 "선물 등 파생상품 시장에선 주가가 내려도 이득을 내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는 기초지수의 움직임을 역으로 추종한다. 코스피 등 기초지수가 떨어지면 ETF 가치가 올라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날 토론회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만큼 김 의원의 발언을 접한 개인 투자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네티즌은 "나라 경제 망하는 방향으로 베팅하라는 말이냐. 주식 시장은 도박장이 아니다"며 날을 세웠다. 다른 네티즌은 "증시 부양책을 기대했는데, 하락에 투자하라는 말에 허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정책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당내 의견을 수렴, 금투세 시행 및 유예와 관련한 최종 입장을 정한다는 계획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