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도 이렇게 안 만든다"…축구협회 PPT에 의원들 경악

입력 2024-09-24 14:26
수정 2024-09-24 15:59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24일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현안 질의에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선임 과정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특히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선임의 전권을 위임받은 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11차 회의의 절차적 정당성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던 정해성 당시 전력강화위원장은 홍명보와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감독 세 명을 정몽규 축구협회장에게 추천하면서 그중 홍 감독을 적임자로 지목했다. 이후 정 위원장은 돌연 사임했고, 정 회장의 뜻에 따라 이 기술이사가 감독 선임 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6월 30일 온라인으로 열린 11차 회의에 이 기술이사와 박주호 해설위원 등 5명의 전력강화위원이 참석해 이 기술이사가 감독 선임 후속 작업을 이어가는 것에 전원 동의했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인으로 참석한 정 회장을 향해 "회장이 무슨 자격으로 전권 위임을 하나?"라며 "김정배 축구협회 상근 부회장도 (11차 회의는) 자격이 없는 불법 회의였다고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1차 회의도 불법이고, 이임생 이사가 위임받은 부분도 불법이고, 그 불법의 토대 위에서 서류 제출도 안 하고 사전 면접도 안 하고 (감독 맡아달라고) 설득을 한 홍 감독이 감독으로 선임됐다. 이거 불법인가 아닌가"라며 날을 세웠다.


같은 당 강유정 의원은 이 기술이사에게 전력강화위원회 업무를 병행토록 한 것은 축구협회 정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하면서 "(축구협회가) 동네 계 모임이나 동아리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질타했다.

강 위원은 "홍 감독 선임 이후 열린 이사회 안건, 결정 사안 어디에도 이 이사에게 전력강화위 업무 일부를 위임한다는 내용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결의가 서류로 남아있다는 정 회장의 말은) 위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협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는 홍명보,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감독을 비교한 자료였다. 감 의원은 "세 사람을 비교한 보고서가 A4 다섯 장 분량으로 있다고 해서 요구했더니 이 피피티 한장을 달랑 보냈다. 요즘 중학생 축구 팬도 이것보단 더 구체적인 전략과 전술을 비교한 평가표를 각각 개인 후보당 A4 다섯 장은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사후적으로라도 만들어 제출할 줄 알았지, 이렇게 성의 없는 평가보고서가 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지적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