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과거 인터넷이나 PC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일상생활에 도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에서의 생성형 AI에 대한 의존도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AI가 노동 생산성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미국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미국에서 챗GPT가 출시된 지 2년 만에 39.5%의 도입률을 기록했다. 과거 인터넷이 같은 기간 20%의 도입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배 가까이 빠른 속도다. PC의 경우에는 1981년 IBM PC 출시로부터 3년에 걸쳐 20%의 도입률을 기록했다. NBER은 최근 발표한 ‘생성형 AI의 빠른 도입’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생성형 AI가 가정에서 빠르게 도입된 덕분에 큰 차이를 보였다”며 “생성형 AI는 휴대성과 초기 가격 덕분에 과거 PC와 비교해 가정에서 빠르게 확산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0명 중 4명의 미국인은 일상생활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했다. 조사 결과 지난달 기준 18~64세 미국인의 39.4%가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매일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10%가 넘었다. 업무용으로 사용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28.0%였는데 직종도 가리지 않았다. 컴퓨터·수학·경영 등 고학력·고소득 직군에서의 도입률이 40% 이상으로 가장 높았지만, 블루칼라(생산직) 및 고졸 이하 근로자도 5명 중 1명꼴로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른 도입률의 차이는 있었다.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직장 내 생성형 AI 사용률은 32%로 여성(23%)에 비해 높았다. 이는 초기 PC가 도입될 당시와는 정반대의 수치다. 1984년 남성의 직장 내 PC 사용률은 22%로 여성(30%)보다 훨씬 낮았다. 이는 당시 직장 내에서 행정 지원 업무를 맡은 비율이 남성보다 여성 사이에서 더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생성형 AI가 궁극적으로 노동 생산성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보고서는 미국 근로자들이 전체 업무시간의 0.5~3.5%를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NBER은 보고서에서 “여러 작은 규모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해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최근 생성형 AI와 업무 효율성의 상관관계에 대한 여러 연구의 평균값을 적용했을 때 생성형 AI는 노동생산성을 0.125~0.875%포인트 높인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 결과는 미래의 업무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