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이 다음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식품박람회인 ‘파리 국제식품박람회(SIAL 2024)’를 앞두고 혁신상을 다수 수상했다. ‘비건’(채식)과 ‘제로슈거’(무설탕) 등 혁신 제품으로 세계 시장에서 K푸드의 위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식품산업협회는 ‘SIAL 혁신상 셀렉션’에 K푸드 8개 선도 기업이 출품한 19개 제품이 선정됐다고 23일 밝혔다.
SIAL은 ‘미식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1964년부터 2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식품박람회다. 60주년을 맞은 올해 SIAL은 파리 노르빌팽트국제전시장에서 닷새간 열린다. 박람회장 규모는 25만7000㎡에 달한다. 205개국 7500여 개 기업이 40만 개 이상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SIAL은 박람회 개최에 앞서 참가 기업들이 출품한 제품을 대상으로 혁신상 후보작을 선정했다. 심사에는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모인 식품산업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혁신상 최고 영예인 금상 후보작 그랑프리에는 16개 부문별 1위 제품이 올랐다. 한국에서는 아워홈이 출품한 ‘구씨반가 청잎김치’가 간편식·케이터링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해 그랑프리로 최종 선정됐다. 올해 SIAL에 참가하는 국내 기업 중 그랑프리를 획득한 건 아워홈이 유일하다.
구씨반가 청잎김치는 김치 제조 과정에서 부산물로 인식돼온 배추 겉잎인 청잎을 활용해 만든 일종의 ‘푸드 업사이클링’ 김치다. 청잎의 영양적 이점과 고소한 맛을 살린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 구자학 아워홈 선대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SIAL 혁신상 심사위원단은 자원 선순환과 재료 독창성, 맛, 영양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아워홈이 출품한 또 다른 제품인 ‘가정간편식(HMR) 김치콩비지 찌개’도 혁신상 셀렉션에 선정됐다.
국내 최초 빵집인 군산 이성당을 모태로 한 대두식품은 다양한 케이크 장식을 만들 수 있는 소재인 춘설앙금으로 셀렉션에 올랐다. 매일유업은 ‘얼려 먹는 식혜·수정과’와 ‘프리바이오틱스 떡’, 샘표식품은 ‘완두간장’과 ‘김치앳홈 비건’ 등으로 K푸드의 우수성을 알렸다.
롯데웰푸드의 ‘비건나뚜루’와 ‘오잉 노가리칩’, 롯데칠성음료의 ‘새로(제로)’ ‘밀키스(제로)’, 오뚜기의 ‘언튜나 식물성 참치’ 등 제로·비건 혁신 제품도 셀렉션에 포함됐다.
풀무원은 식물성 두부로 치킨텐더의 맛을 구현한 ‘두부텐더’를 비롯해 ‘두유면’ ‘육상양식 김밥’ ‘이온치환 야채팩’ ‘순두부 또띠아’ ‘흰목이버섯 쌀음료’ 등 6개 제품이 혁신상 셀렉션에 올랐다.
이번 SIAL에는 역대 최대인 117개 한국 기업이 전시 부스를 꾸릴 예정이다. 식품산업협회는 올해 처음으로 식품 대기업을 중심으로 별도 한국관인 ‘K푸드 선도기업관’을 선보인다. 대두식품 롯데웰푸드 롯데칠성 매일유업 빙그레 샘표식품 아워홈 오뚜기 풀무원 등 9개사가 참여한다. 풀무원이 가장 많은 9개 부스, 롯데웰푸드와 아워홈이 각각 8개 부스 등 모두 63개 부스를 꾸려 대규모로 K푸드 홍보에 나선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