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공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디어 에반 핸슨’ ‘오페라의 유령’처럼 뮤지컬이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알라딘’ ‘스쿨 오브 락’처럼 영화가 공연으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연말 공연 성수기를 앞두고 새로운 장르로 변신한 연극과 뮤지컬들이 관객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오는 11월 초연되는 연극 ‘타인의 삶’은 독일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감독의 동명 영화를 기반으로 한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직전인 1980년대 동독이 배경이다. 방첩 기관 슈타지의 민간인 사찰을 소재로 비밀경찰 비즐러가 연인 사이인 동독 최고의 극작가 드라이만과 인기 배우 크리스타를 감시하며 겪는 심리 변화를 그린다. 두 연인의 순수한 사랑과 예술을 향한 열정을 목격하며 조직에 대한 충성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 심리적 갈등을 첨예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연극으로 재탄생한 ‘타인의 삶’은 배우 손상규가 각색과 연출을 맡는다. 주인공 비즐러는 윤나무와 이동휘가 연기한다. 11월 27일부터 2025년 1월 19일까지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창작 뮤지컬 ‘홀리 이노센트’는 영화 애호가들에게 사랑받은 영화 ‘몽상가들’의 원작 소설 <더 드리머스>를 무대로 옮긴다. 소설은 ‘68혁명’이 한창이던 1968년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 애호가인 미국인 유학생 매튜가 파리에서 쌍둥이 남매 테오와 이자벨을 만나 갈등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2003년에는 이탈리아 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영화 ‘몽상가들’로 재탄생했다. 공개되자마자 파격적인 노출 수위와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영화계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매튜 역에는 유현석, 윤은오, 최재웅이 캐스팅됐다. ‘홀리 이노센트’는 오는 27일부터 12월 8일까지 서울 대학로 링크아트센터드림에서 공연한다.
11월 16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 무대에 뮤지컬 ‘틱틱붐’이 오른다. 이 공연은 뮤지컬 ‘렌트’를 만든 천재 작곡가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1990년 첫선을 보인 이 작품은 2021년 앤드루 가필드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 ‘틱, 틱... 붐!’으로 제작돼 호평을 받았다. 14년 만에 한국 관객을 만나는 이번 공연은 다섯 명의 앙상블이 더해져 여덟 명의 배우가 등장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주인공 조나단 역은 배두훈, 장지후, 이해준이 분한다.
구교범 기자 gugyobe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