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 평가받은 고려아연에 해외 독립리서치 "MBK 우려 타당"

입력 2024-09-22 11:51
수정 2024-09-22 17:47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독립 리서치 플랫폼 '스마트카르마'가 고려아연에 대한 MBK파트너스의 우려를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20일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2곳인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장기 신용등급 'AA+'를 받았다고 밝혔다. AA+는 상당히 우량한 신용등급으로 국내에선 금융회사 일부와 공사 등을 제외하면 장기 신용등급이 'AA+' 이상인 기업은 10여 곳밖에 되지 않는다.

고려아연은 자사가 재무안정성과 현금창출력, 사업 지속성 등 각종 지표에서 초우량기업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6.5%, 특히 차입금 의존도가 10%에 불과할 정도로 건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22일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스마트카르마는 전날 '고려아연 경영에 대한 MBK파트너스의 4가지 주요 우려 사항들'이라는 리서치 노트를 냈다.

스마트카르마는 "고려아연의 부실 투자와 수익성 악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자사주 교환으로 늘어난 유통주식수 등 MBK파트너스의 3가지 우려 사항들은 타당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스마트카르마는 "지난 몇 년간 고려아연의 부실 투자는 회사를 가장 압박하는 우려 사항들 중 하나"라며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건들이 재무적으로 말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MBK파트너스의 우려는 특별히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의 수익성 저하에 대해선 최근 5년 동안 인도와 중국 제련업체와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을 비교하며 "경쟁사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 반면, 최근 몇 년간 고려아연은 점진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고려아연은 본래 영업 마진, 영업 현금흐름, 잉여 현금흐름을 꾸준히 발생시키는 기업”이라며 “이런 고려아연은 지난 5년 간 유통 주식 수를 오히려 줄였어야지 늘리면 안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려아연 부채가 2019년에 비해 2024년 상반기 35배인 1조3000억원으로 증가했고, 순현금도 2019년말 2조6000억원에서 2024년 상반기 8000억원으로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대차 대조표는 안정적인 상태지만,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 43% 증가하는 반면 총부채가 255%나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대항공개매수 가능성에 대해선 “다른 대형 PE사들이나 재벌 기업들이 최윤범 회장을 도울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2조원은 적은 규모가 아니기에 자금 모집 여부가 문제”라며 “더구나 빨리 모집돼야 한다”고 했다.

스마트카르마는 미국, 중국, 일본, 인도, 한국 등 주요 국가를 커버하고 있으며 5800여개의 기업을 분석한 독립 리서치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종목 세부 분석, 섹터, 거시경제, 퀀트 등을 다룬다. 미국 벤처캐피탈(VC) 세콰이어캐피탈, SGX 등이 투자했다. 2021년 한국 에프앤가이드와도 제휴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