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합주 조지아, 전자개표 대신 手개표 선택했다

입력 2024-09-22 11:46
수정 2024-09-2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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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선거관리위원회가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수백만 개 투표용지를 수작업으로 개표하는 규정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조지아주는 미국 주 중 유일하게 수개표를 도입한 주가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선관위는 수개표 도입 규칙을 찬성 3표, 반대 2표로 통과시켰다. 이 규정에 따라 조지아주 6500개 이상 선거구마다 세 명의 개표 담당자가 기계로 스캔한 투표용지가 담긴 상자를 개봉해 수개표를 진행해야 한다.

사전투표 기간 1500개 이상의 투표용지가 수거되는 투표함에 대해 수개표를 하도록 하는 규칙도 제안됐지만, 이는 찬성 1표, 반대 4표로 부결됐다. 공화당 소속 자넬 킹 선관위 위원은 "결과가 늦어지더라도 정확성을 보장하기 위해 수개표가 필요하다"며 "정확성보다 속도를 중시하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규정 통과 이후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은 "(이 규정이) 오류, 투표용지 분실, 도난, 부정행위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화당 소속 존 퍼비어 조지아주 선관위 위원장은 "대다수 선거 관계자가 이 규정 도입에 반대했다"며 자신도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크리스 카 조지아주 법무장관은 전날 선관위에 서한을 보내 일부 조치가 법적 권한을 넘어서거나 기존 법률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여러 선거권 단체는 수개표 도입이 선관위 위원들이 선거 결과 확정을 지연시키거나 거부할 여지를 만든다고 우려하고 있다.

조지아주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간 대결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7개 경합주 중 하나다. 2020년 대선 당시 약 500만 명이 투표한 조지아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만여 표 차이로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패배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1만1780표를 찾아내라'고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자신이 패배한 조지아주의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