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짜리 위스키 20만원에 득템"…요즘 뜨는 여행 봤더니

입력 2024-09-21 11:42
수정 2024-09-21 13:33

여행지에 도착해 바로 돌아오는 '퀵턴(Quick-Turn) 여행'은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다. 면세 혜택을 받으면 항공편, 선박 등 교통비를 더해도 국내 가격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다. 주로 이 같은 차익을 노린 퀵턴 여행이 많은데 최근에는 국내로도 퀵턴 여행을 떠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퀵턴은 항공 승무원들 사이에서 주로 사용되는 용어로, 목적지에 도착한 뒤 곧바로 다시 출발하는 일정을 뜻한다. 당일치기 여행객 사이 용어가 퍼지면서 단순히 상품 구매를 목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데 사용되고 있다.


2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인기 퀵턴 여행지로는 대전이 꼽힌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유명한 지역 빵집 성심당을 찾는 이들이 몰려들면서다. 성심당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빵 구매를 위한 오픈런은 일상이고, 4만원대 케이크기 중고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재판매될 정도다.

경기 부천에 거주하는 20대 대학생 최모 씨는 "성심당에 가보려고 친구들과 대전으로 떠났다. 인근 식당과 카페에서 시간 보낸 뒤 바로 돌아와 당일치기로도 충분했다"고 말했다.

최 씨처럼 빵 구매를 위해서 대전을 찾는 여행객은 상당수다. 대전관광공사의 '2023년 대전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전여행 중 방문 또는 방문 예정인 장소로 응답자의 60.3%가 '성심당'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대전을 방문한 여행객 중 84.5%가 '당일치기'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릉, 춘천, 부산 등도 퀵턴 여행지로 인기다. 관광특화 지역으로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은데다 접근성이 편리하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춘천은 대형 주류 전문샵이 있어 희귀한 와인이나 위스키를 접할 수 있어 애호가들에게 '성지'로 통한다.

퀵턴 여행족 사이 가장 인기 있는 품목 은 위스키다. 주요 여행지로는 항공편 시간이 다양한 후쿠오카와 부산에서 배로 한 시간30분가량 걸리는 대마도가 꼽힌다. 해외로 이동하는 왕복 교통비를 더해도 국내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구매할 수 있어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했다는 퀵턴 여행 후기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국내에서 50만원대로 구매할 수 있는 위스키를 면세점, 카드 할인과 페이 환급 등을 통해 20만원대로 구매했다고 했다. 왕복 항공권 비용 약 15만원을 더해도 국내 가격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한 셈이다.

이처럼 퀵턴 여행의 장점은 시간과 비용 효율성이 꼽힌다. 당일치기 여행인 만큼 직장인의 경우 휴가를 길게 낼 필요가 없는 데다 상품 구매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엔화 가치가 낮았던 시기 특히 면세품 구매를 위한 당일치기 여행객이 많았다"면서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하이볼이 인기를 끌면서 위스키 구매 수요가 높았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