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 19일 오후 3시 29분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공개매수에 성공해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더라도 현 임원진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내세운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계속 이어가고, 제련업 등 본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도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사모펀드(PEF)에 팔리면 임직원들이 대규모로 내쳐질 것”, “중국 회사에 팔려는 속셈”이라는 등의 루머가 퍼지자 이를 차단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 공개매수 배경과 향후 경영 계획 등을 설명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고려아연 노동조합과 울산시의회 등이 이번 공개매수에 반발하는 건 공개매수 특성상 노조 및 지역사회 등과 사전에 충분히 소통할 수 없어 벌어진 일”이라며 “경영권 확보 이후에 어떤 구조조정도 계획하지 않고 있고, 지역 고용 창출을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부회장은 “반도체 황산 사업 등 제련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집행하겠다”고도 했다. 2차전지 소재와 자원순환,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도 계속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더라도 상장폐지를 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강화도 약속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MBK파트너스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이미 건실한 재무구조를 구축했고 수익원도 탄탄하다”며 “주주환원율은 76.3%로 평균보다 높은 수준인데 배당을 늘리겠다는 MBK파트너스의 주장은 고려아연에서 현금을 빼내 이자를 갚고 원금을 회수하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종관/오현우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