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명의 목숨을 앗아간 낸 일본 고바야시 제약의 '붉은누룩(紅?·홍국)' 건강보조제의 피해 원인 물질이 푸른곰팡이에서 유래한 '푸베룰린산'(puberulic acid)인 것으로 밝혀졌다.
18일 아사히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푸른곰팡이에서 유래한 푸베룰린산이 피해자들에게 신장 장애를 일으킨 것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일본 국립의약품식품연구소는 그동안 문제의 고바야시 제약 제품에 의도치 않게 함유된 성분과 건강 피해 간 관련성을 동물실험 등으로 조사해 왔다.
실험용 쥐에 푸베룰린산을 7일간 투여한 결과, 신장의 요세관에서 괴사가 일어난 것이 확인됐다. 제품에서는 푸베룰린산 외에도 푸른곰팡이 유래 화합물 2개가 검출됐으나 신장에 대한 다른 2개 물질의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
후생노동성은 제품 제조 과정에서 푸른곰팡이가 혼입되면서 푸베룰린산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이를 발생시키지 않는 제조 조건과 기준 책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건강보조제는 지난 2021년 발매 후 약 110만개가 판매됐다. 그런데 이를 섭취한 일부 소비자가 신장 질환이 발병하거나 사망하는 등 일본 전역에서 건강 피해 신고가 잇따르면서 논란이 됐다.
고바야시 제약이 후생노동성에 보고한 피해 현황에 따르면 17일 기준 제품 섭취 후 입원한 사람은 502명이다. 사망자는 120명에 달한다.
앞서 지난 1월 15일 회사 측에 붉은 누룩 관련 첫 보고가 들어오면서, 회사는 피해 사례를 인지했다. 그러나 약 2개월이 지나서야 해당 건강보조제를 회수하는 등 늑장 대응으로 비판받았다. 이에 지난 7월 고바야시 제약 고바야시 카즈마사 회장과 아들 고바야시 아키히로 사장이 동반 사임한 바 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