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월급이 더 높네요"…해외취업 청년 46% '국내 유턴'

입력 2024-09-19 10:53
수정 2024-09-19 14:20
“독일에서는 너무 아파도 병원 가기가 힘들었습니다.”
“일본은 세금과 집세가 너무 높고, 초봉이 생각보다 낮아 생활이 쉽지 않았습니다.”
“베트남은 꼰대 문화가 아직도 있고 여전히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웁니다.”
정부 지원을 받은 청년 해외 취업자 두 명 중 한명 꼴로 국내 복귀를 선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복귀 사유로는 '임금수준 불만족'을 언급한 사람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주요 선진국 취업자들도 생활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취업자들은 높은 세금과 비싼 집세, 사회 초년생의 낮은 임금을, 미국과 싱가포르는 높은 물가 등을 현지 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19일 강득구 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해외취업자 사후관리 설문조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작년까지 정부 지원을 받은 해외 취업자 6715명 중 46.6%인 3129명은 국내로 다시 돌아오는 선택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산업인력공단의 연수 프로그램(케이무브)을 통해 취업한 사람의 국내 복귀율은 60.4%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통한 해외취업자의 국내 복귀율(27.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복귀자는 여성(59.2%) 비율이 남성(40.8%)보다 높았고, 연령별로는 25~29세 복귀자가 41.6%로 가장 많았다. 복귀자 평균 연령은 29.9세였다.

귀국 전 해외 체류기간은 1~2년 미만이 43.3%로 가장 많았고, 첫 해외취업 기업 근무기간은 평균 21.3개월(1년 9개월)이었다.

국내 복귀자 취업 준비자(1085명)의 61.5%는 국내 재취업을 계획하고 있었으며, 해외 재취업 준비(24.6%), 국내 창업(6.4%)순으로 뒤를 이었다.
○해외취업자 14.7% "임금 불만"해외체류자와 국내복귀자를 합친 해외취업자 6715명을 대상으로 해외취업 불만족 사항을 물었더니 14.7%가 '한국 대비 낮은 임금 수준'을 꼽았다. 낮은 고용안정성(11.4%), 경력개발 가능성이 낮은 직무(10.6%), 한국 대비 낮은 복지 수준(10.1%)이 뒤를 이었다.

특히 국내 복귀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외취업 대비 국내 취업 시 임금이 올랐다는 응답은 57.3%에 달했고, 24.4%만이 하락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 복귀자(3129명)의 ‘해외 취업 불만족’ 사유로는 ‘낮은 고용 안전성’(13.9%)이 가장 높았고, 한국 대비 낮은 임금수준(13.0%)이 뒤를 이었다.

국내 복귀자들이 현지에서 고용해지된 사유는 73.8%가 자발적, 26.2%가 해고 등 비자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발적 고용해지의 사유로는 충분한 경험(계획 기간 종료)가 41.9%로 가장 많았고, 임금수준 불만족(10.5%), 건강문제(10.4%) 등이 뒤를 이었다. 비자발적 해지 사유로는 '비자만료'가 60.9%, '고용계약기간 만료(새직장 못 찾음)'가 8.7%로 나타났다.

해외취업 전반적 만족률(100점 환산 평균)은 72.8점으로 지난해(72.3점)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한편 2018년~2023년 해외 취업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일본(28.7%), 미국(25.6%), 베트남(7.4%), 싱가포르(4.2%), 중국(3.4%), 말레이시아(3.4%) 순이었으며, 국내 복귀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40.6%), 일본(20.0%) 순이었다.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해외취업 청년이 경험을 통해 역량을 길러 한국의 소중한 자원으로 계속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며 "사후지원을 위해서는 공단 해외지사 등 인프라가 확충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