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로 인해 이뤄졌던 '강제 휴전'이 끝나자마자 여야가 전면전을 할 태세다. 더불어민주당이 쟁점 법안인 '채상병·김건희 특검법'과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법'을 1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하면서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이들 법안에 대해 "오늘 처리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지난 12일 세 법(안)을 처리하고 싶었는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일주일간 더 유예기간을 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상권들이 죽어 있기 때문에 경제 선순환 구조를 이끌 수 있는 지역사랑상품권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김건희 특검법도 도이치모터스 전주 손모 씨의 유죄 확정 등 김 여사와 관련된 의혹들이 실질적으로 재판 과정에서 확인되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채해병 특검법도 대통령실과 연관된 윗선의 개입 의혹에 대한 부분을 풀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특검으로밖에 해결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들 법안을 이날 상정해 처리한 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오는 11월이나 12월에 또다시 상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세 법안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오는 27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는데, 이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필리버스터 혹은 본회의 보이콧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같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늘 3가지 법안이 올라오는데 정말 다 옳지 않은 법안들"이라며 "국정을 훼방하는 법, 나의 세금을 함부로 살포하는 법들 그리고 위헌적인 법률이기 때문에 저희가 결연하게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다만 방법적으로 그걸 필리버스터를 통해서 오랜 시간 동안 국민들에게 알릴지, 아니면 (본회의를) 보이콧해서 결연한 자세를 보일지 아니면 그 중간의 단계를 택할지는 좀 더 의원님들과 논의하고 의원총회에서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건희 특검법은 8개 정도 이슈에 대해 특검법에서 다루려고 하는데 5개 이슈는 이미 수사기관에서 수사하고 있는 사항"이라며 "채상병 특검법 역시 일사부재의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계속 상정)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지역사랑 상품권은 사용하는 국민도 한 5분의 1밖에 안 되고 이걸 소상공인 모두에게 다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대통령에게 재의요구를 요청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한편,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 소집을 예고한 상태다. 추석 연휴 전인 지난 12일 민주당이 이들 법안을 상정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우원식 의장이 중재하며 연기됐기 때문에, 이날 본회의에는 안건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상황을 종합 중이고, (오늘) 오전에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