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경기둔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했다. 예상보다 노동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고 판단해 선제 대응에 나섰다.
Fed는 18일(현지시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5.25~5.5%에서 연 4.75~5.0%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2022년 3월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이후 기준으로 30개월 만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위기 대응을 위해 긴급히 금리를 낮췄던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의 금리 인하이기도 하다.
시장에선 Fed 발표를 두고 예상 밖의 과감한 결정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8월 물가·고용 지표를 보고 Fed의 9월 금리 인하를 점쳤지만 0.25%포인트 인하에 그칠 것으로 내다봐서다. Fed가 빅컷을 밀어붙인 이유는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노동 시장은 확연하게 식고 있어서다. 8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5%로 3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미국의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전월보다 14만2000명 늘어나며 시장 예상치 16만4000명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7월의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기존 11만4000명 증가에서 8만9000명 증가로, 6월 수치는 17만9000명 증가에서 11만8000명 증가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점도표를 보면 Fed는 올해는 이번달을 포함해 1.0%포인트 인하, 내년도 1.0%포인트 인하할 전망이다. 오는 11월과 12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하고, 내년에는 분기별로 0.25%씩 인하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앞으로 인하 속도가 어떻게 될지 관해선 여전히 안갯속이다. Fed로선 경기 침체에 선제 대응을 해야 하긴 하지만, 너무 빨리 금리를 인하했다가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어서다. 시장 반응도 미지수다. 기업 및 소비자의 차입비용은 낮아질 수 있지만 경기 둔화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박신영 특파원/워싱턴=이상은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