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수 발 발사했다. 핵탄두 제조에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공개한 지 닷새 만으로, 추석 연휴를 전후해 쓰레기 풍선과 미사일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6시50분께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SRBM 수 발을 포착했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약 400㎞를 비행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 7월 1일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KN-23)과 비슷한 무기일 가능성을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미사일은 탄착 지점이 청진 앞바다(동해)인지 내륙인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일본 방위성은 “북한 내륙부 동안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내륙으로 발사해 KN-23 개량형의 위력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지난 13일 관영매체를 통해 HEU 제조시설을 공개한 데 이어 이뤄졌다. 12일 초대형 방사포(KN-25)를 발사한 지 엿새 만이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한·미를 상대로 무력시위 수위를 끌어올리고,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저위력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무기 체계”라며 “자신들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은 상태에서 미국과 핵 군축 협상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추석 연휴 기간에 북한은 ‘쓰레기 풍선’ 도발도 이어갔다. 북한은 14일과 15일, 18일 세 차례에 걸쳐 쓰레기 풍선 200여 개를 살포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