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공장이 현대자동차가 추진하는 ‘글로벌 전동화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미국 중국 인도 등 8개국에 있는 현대차 공장 중 친환경차 출고 비중(약 40%)이 가장 높아서다. 친환경차를 생산한 지 5년 만인 올해 체코공장의 친환경차 누적 출고대수는 50만 대를 넘길 전망이다.
현대차는 체코공장에서 올해 7월까지 누적 45만8099대의 친환경차를 출고했다고 18일 밝혔다. 올 들어 매달 1만 대 넘게 생산하고 있는 만큼 연내 5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현대차는 예상했다. 전기차 판매가 주춤해졌지만, 하이브리드카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로 벌충한 덕분이다.
현대차가 체코 북동쪽 끝에 있는 노쇼비체에 생산능력 30만 대 규모의 공장을 세운 건 2008년 11월이었다.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인 유럽을 잡기 위한 포석이었다. 현지 인기 차종인 소형차와 스포츠유틸리차량(SUV) 위주로 생산하다가 2020년부터 친환경차 모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대차 체코공장은 이듬해인 2021년 친환경차 출고 비중이 글로벌 공장 8곳 가운데 처음으로 30%를 넘었다. 작년에는 친환경차 출고 비중이 41%로 올라섰고, 올해 1~7월에도 38%를 기록했다. 모든 공장 중 가장 높다. 현대차는 체코공장에서 코나 일렉트릭, 투싼 하이브리드, 투싼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3개 친환경 차량을 만들고 있다. 2020년부터 3년간 친환경차 연평균 증가율은 54.4%에 달했다. 최고 인기 모델은 투싼 하이브리드다.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 21만7516대를 기록했다.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현대차 체코공장의 1~7월 전체 판매량은 20만102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다. 4년 연속 성장세를 탔다. 2008년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체코공장 누적 출고량은 457만5941대다. 이르면 내년에 누적 500만 대를 넘길 전망이다.
체코공장 덕분에 현대차의 유럽 판매량은 빠르게 늘었다. 2008년 26만9931대에서 지난해 53만4170대로 두 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 점유율은 1.9%에서 4.1%로 뛰었다. 기아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7월 유럽 점유율은 8.8%로 폭스바겐그룹(26.9%), 스텔란티스그룹(16.1%), 르노그룹(10.4%)에 이어 4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체코 국민기업’이 된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유럽 중동부를 강타한 태풍 ‘보리스’ 피해가 집중된 모라비아실레시아주에 1000만코루나(약 6억원)를 기부한 게 대표적인 예다. 현대차는 작년 모라비아실레시아주 정부가 선정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 기간(19~22일)에 동행해 현지 투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