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보러 편의점 갑니다"…마트 뛰어넘고 백화점까지 위협

입력 2024-09-17 13:26
수정 2024-09-17 13:27


편의점이 전통의 유통 강자 백화점을 위협하고 있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 유통업별 매출 비중을 보면 편의점이 16.0%로 오프라인 채널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선두인 백화점 16.8%와 비교해 0.8%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난해 상반기엔 백화점이 17.8%로 편의점 16.8%보다 1%포인트 높았다.

온라인 플랫폼 매출 증가가 두 자릿수를 유지하는 가운데, 편의점과 백화점 모두 매출 비중은 작아졌지만, 매출 증가율은 편의점이 5.2%를 기록하면서 백화점의 3.1%를 앞서며 격차는 더욱 좁아졌다.

산업부가 매달 발표하는 유통업별 매출 동향 조사 대상에 백화점은 롯데·현대·신세계가, 편의점은 GS25·CU·세븐일레븐이 각각 포함된다.

편의점은 지난 2021년 연간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대형마트를 앞서며 오프라인 유통 채널 2위에 올랐고, 줄곧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포함된 대형마트는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 비중이 11.3%로 편의점과는 5%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난다.

오프라인 매출 왕좌 자리를 놓고 백화점과 편의점이 치열하게 다투는 양상이 그려진 가운데, 시장 상황은 편의점에 다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다. 고금리와 고물가 속에 씀씀이가 줄면서 소비자들의 백화점 구매가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양상이지만, 편의점은 1∼2인 가구 증가, 외식 물가 상승 등에 맞춰 소용량·소포장 식품에 특화해 고객 저변을 넓히고 있다. 여기에 집에서 멀리 떨어진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 대용량으로 구매하기보다는 편의점에서 당장 먹을 만큼의 식품만 구매하는 소비 흐름도 편의점에 유리하다는 반응이다.

편의점은 유동 인구가 느는 3분기를, 백화점은 단가가 높은 겨울 의류 판매가 증가하는 4분기를 각각 연중 최대 성수기로 꼽는 가운데 하반기 매출 격차가 더욱 좁혀질 수 있을지 시선을 끈다.

소비 심리와 함께 날씨도 변수로 꼽힌다. 이례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편의점은 여름철 특수를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백화점의 겨울 의류 판매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