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438일 동안 표류하다 살아남은 남성이 10년이 넘도록 '식인종'이란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엘살바도르 출신 어부 호세 살바도르 알바렌가가 같이 바다로 갔다가 풍랑을 맞아 사망한 청년을 식인했다는 의심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2년 알바렌가는 당시 22세였던 청년 에세키엘 코르도바와 함께 바다로 상어 낚시를 떠났지만, 타고 있던 배의 모터가 고장 나 좌초됐다. 풍랑까지 맞은 그는 12개월을 표류하던 중 2014년 1월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마셜 제도에서 홀로 구조돼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
그는 수분 보충을 위해 바다거북의 피와 자신의 소변, 빗물을 받아 마시고 물고기와 새를 잡아먹으며 살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일을 기록한 회고록 <438일>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러나 알바렌가가 표류 중 사망한 코르도바의 시신을 통해 영양을 보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알바렌가는 2014년 미국의 로펌인 마소넥 법률 사무소에서 심리 조사와 거짓말 탐지기 검사까지 받았다.
당시 해당 로펌 대표 제프리 마소넥은 "알바렌가의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서사적일 뿐만 아니라 100% 사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2015년 코르도바의 가족은 알바렌가의 식인 의혹을 정식으로 제기하며, 그에게 100만 달러의 보상금을 청구했다.
알바렌가 측은 이러한 주장을 단호하게 부인했다. 그의 변호사인 라카르도 쿠칼론은 당시 "이번 소송은 코르도바 가족이 알바렌가가 출간한 회고록의 인세를 나눠 가지기 위한 것"이라며 "책으로 알바렌가가 부자가 됐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이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수입은 훨씬 적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조난 중 실제 식인을 통해 생존한 사례도 있다. 1972년 우루과이의 부유층 대학생으로 이루어진 아마추어 럭비팀을 태운 비행기가 아르헨티나령 안데스 산맥에 추락했다. 당시 16명이 생존했는데, 이들 중 일부는 사망한 시신을 통해 영양을 보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