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최윤범 대체 불가…고려아연 경영권 인수하면 해외 재매각할 것"

입력 2024-09-13 13:39
수정 2024-09-13 13:55



영풍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한 가운데 영풍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한 지분 매입을 공식화했다.

고려아연은 최대주주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대해 "약탈적·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며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13일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은 이날부터 오는 10월 4일까지 주당 66만원에 고려아연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MBK파트너스는 장형진 영풍 고문 측과 손잡고 고려아연 지배권 확보를 위해 최대 2조원 규모의 공개매수에 돌입했다. MBK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통해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MBK파트너스가 영풍 측과 손잡고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서자 고려아연 측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고려아연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지분 공개매수는 영풍이 기업사냥꾼 MBK파트너스와 결탁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적대적·약탈적 M&A라고 판단돼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영풍은 석포제련소를 운영해오면서 각종 환경오염 문제와 중대재해 사고로 최근 대표이사들이 모두 구속되는 등 온갖 사건사고로 매년 국정감사에 끌려가는 대표 기업"이라며 "최근 제련소 인력 감축 등으로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는 와중에 석포제련소 경영 정상화와 안전, 환경문제 해결 등 사회적 책임은 방기한 채 약탈적 자본과 결탁해 고려아연의 지분과 경영권 확보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비판했다.

MBK파트너스에 대해서는 "정치권과 국내 여론에 의해 약탈적 기업사냥꾼이자 투기자본으로 지속적인 비판을 받아온 곳"이라며 "경영권 인수 뒤 해외 자본에 재매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국가 기간산업인 2차전지 소재 관련 핵심 기술의 해외로 유출되는 등 엄청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MBK파트너스가 국내에서 '약탈적 경영'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사모펀드가 당사의 경영권을 취득하는 경우 당사의 구성원과 지역사회 및 이해관계자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갈 뿐만 아니라 사모펀드의 본질인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 전체 주주들 및 구성원들의 이익에 반하는 독단적인 경영을 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는 당사의 중장기적인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소액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했다.

또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제조업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현 경영진의 장기간 축적된 전문성과 경영 노하우가 핵심 경쟁력이라며,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제대로 경영할 수 없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현 경영진의 장기적인 안목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고려아연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필수적"이라며 "현 경영진의 경영 능력은 이미 시장과 주주들에 의해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고 판단되나 공개매수자들과 같은 재무적 투자자나 실패한 경영자인 영풍 측 경영진들이 당사의 현 경영진을 대체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 경영진의 리더십 하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임직원 및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주주들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 여러분께 당사에 대한 지속적인 신뢰와 지지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