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은 동맹, 협업, 제휴 등 글로벌 플레이어 간 ‘합종연횡’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야로 꼽힌다. 차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데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데다 세계를 무대로 마케팅·영업을 해야 하는 만큼 대규모 조직이 필요해서다. 서로 힘을 합치면 개발·생산에 드는 비용을 나눌 수 있을 뿐 아니라 판매에도 힘이 붙는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간 동맹은 최근 들어 새로운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10~20년 전만 해도 엔진 등 핵심 부품 공동 개발을 통한 원가 절감에 방점이 찍혔다면 최근에는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손을 맞잡는 방식이 늘었다.
지난 3일 제휴를 맺은 일본 도요타와 독일 BMW가 그런 예다. 두 회사는 연료전지차(FCV) 시장을 잡기 위해 포괄적 제휴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2012년부터 맺은 수소차 ‘협력’을 ‘동맹’으로 확대한 게 이번 제휴의 포인트다. 이번 MOU를 통해 도요타는 수소탱크·연료전지 등 핵심 부품을, BMW는 구동 시스템 등을 만들기로 했다.
글로벌 완성차 6위인 스텔란티스그룹은 아예 피를 섞은 케이스다. 2021년 1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PSA)그룹이 50 대 50 비율로 한 몸이 됐다. 중국 지리자동차도 스웨덴 볼보, 영국 로터스 등을 인수해 선진 기술을 손에 넣고 비용도 절감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얻었다.
세계 4위 완성차 업체인 르노·닛산·미쓰비시는 합병이 아니라 ‘동맹’(얼라이언스) 형태로 팀을 이뤘다. 르노가 1999년 경영 위기에 처한 닛산에 투자하면서 두 회사가 손을 잡았다. 이후 2016년 닛산이 미쓰비시 지분 34%를 인수해 세 회사가 동맹을 맺었다.
하지만 자동차회사 간 합종연횡이 항상 성공적인 건 아니다. 닛산·르노는 2010년 다임러(현 메르세데스-벤츠)와 지분 교환 방식으로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소형차 공동 개발 등을 추진했지만, 닛산·르노·미쓰비시 얼라이언스 출범과 동시에 다임러와 지분 관계를 청산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