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막을 내린 국내 최대 투자 콘퍼런스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4’에는 혁신으로 무장한 기업이 총출동했다.
이들 기업의 최고경영진·마켓리더 150명은 KIW 연단에 올라 한국판 ‘매그니피센트7’(애플 아마존닷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테슬라 엔비디아)으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나흘간 열린 혁신의 향연을 K(K웨이브), I(Innovation·혁신), W(Winner·승자)라는 키워드로 풀어봤다. ○K웨이브, 해외시장 개척에 고삐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K팝 간판 기업은 엔터테인먼트와 기술을 접목한 ‘엔터테크’를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상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음원과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여기에 팬들이 어떤 콘텐츠에 반응하는지 등의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팬덤 이코노미’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가수 지드래곤(GD) 소속사인 갤럭시코퍼레이션은 GD 콘서트에 KAIST의 인공지능(AI)·가상현실(VR)·로봇 등 최첨단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로봇을 콘서트 무대에 백댄서로 올리는 구상이 대표적이다.
농심 CJ제일제당 등 K푸드 기업은 해외시장 공략에 고삐를 더 죌 계획이다.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은 부산에 라면을 연간 5억 개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는다. 3~4년 뒤 미국 동부에 공장을 추가로 세우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다. 김숙진 CJ제일제당 경영리더는 “한국 ‘햇반’ 새 제품을 연말 미국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 다짐한 삼성전자·셀트리온이번 KIW에는 삼성전자와 셀트리온 등 골리앗 기업은 물론 ‘기업공개(IPO) 예비군’도 대거 나와 ‘파괴적 혁신’을 다짐했다. 삼성전자는 AI 시대 필수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양산 예정인 6세대 HBM(HBM4)을 고객 요구에 맞게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세계 10대 제약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7년 안에 세전 당기순이익 15조원을 기록해 세계 10위권 회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진출해 이 같은 목표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시장 이기는 승자의 전략은서울 여의도 투자 고수들은 남다른 투자 비법으로 주목받았다. 구도자산운용은 네이버·구글 검색어와 수출 데이터, 원자재 가격, 실적 등 빅데이터를 활용한 투자 방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 회사 ‘구도 TAO 일반사모 1호’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105%(지난 7월 말 기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찬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주식운용1본부장은 “틱톡 같은 플랫폼을 제대로 활용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인 국내 화장품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며 실리콘투 코스메카코리아 브이티 등의 종목을 추천했다. 차소윤 BNK자산운용 주식운용1팀장은 “AI 혁신 같은 메가트렌드에 올라탄 종목이 유망하다”며 “원전·재생에너지 등 발전원과 조선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