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130개 기업의 70%가 올해 혁신을 위한 투자를 지난해보다 늘렸다고 답했다. 평균 증액 규모는 지난해 대비 74% 이상이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기업들이 적극적 투자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경제신문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10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12일 공개했다. ‘혁신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전년 대비 늘렸냐’는 질문에 69.9%가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해에는 같은 질문에 65%의 CEO가 “그렇다”고 답했는데 이보다 비중이 소폭 늘었다. 전년 대비 투자금 증액 규모는 평균 74.3%로 지난해(46%)보다 컸다.
이들 CEO는 ‘혁신적인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분야’(이하 복수응답 가능)를 묻는 질문에 53.3%가 ‘시장을 선도하는 신기술 개발 및 다수의 특허 출원’이라고 답했다. 두 번째로 응답률이 높은 건 ‘다양한 신제품 출시에 따른 시장 경쟁력 강화’(46.1%)였다. ‘새로운 산업군 진입에 따른 비즈니스 영역 확대’와 ‘해외 신규 시장 개척 노력에 따른 시장 확대’(각각 45.0%)가 뒤를 이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관심 분야’를 묻는 질문에는 인공지능(AI·68.9%), 빅데이터(53.3%), 정보기술(IT·49.4%), 친환경(41.7%), 로봇(33.9%)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응답률이 전년 대비 가장 많이 높아진 분야는 IT로 5.9%포인트 뛰었다. 로봇을 꼽은 응답자의 비중 증가폭도 5.7%포인트로 작지 않았다. 친환경(-5.7%포인트), AI(-3.8%포인트) 등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업 CEO들이 생각하는 혁신 저해 요소는 뭘까. 응답자의 50.6%는 ‘정부의 규제 및 지원 부족’을 꼽았다. 이어 혁신을 위한 인재 부재(34.4%), 혁신을 위한 창의적인 기업 문화 및 도전정신 부재(34.4%), 혁신 제품·서비스에 대한 시장 수요 불확실(32.2%) 등을 들었다. 입소스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 기회 발굴과 더불어 신제품·서비스에 대한 시장 수요 예측을 위한 다양한 정보 제공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