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인 가수 아이유의 콘서트를 취소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됐다. 이는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를 지적하면서 불거졌다.
11일 국민신문고와 서울시 응답소에는 오는 21~22일 가수 아이유 콘서트를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민원이 올라왔다.
다음 달 15일 한국과 이라크 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제3차 예선 경기를 앞두고 잔디를 보호해달라는 취지다.
민원인은 "콘서트 당일 많은 사람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여 잔디 상태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라크전까지 남은 기간 잔디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관리자에게 물어본 결과 '서울월드컵경기장 시설 사용은 원칙적으로 축구 경기를 우선으로 하되 잔여 일정으로 공연을 유치하고 있다. 매년 해온 관행'이라고 하더라"며 "서울시립체육시설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사용을 허가하지 않거나 취소할 수 있다. 권한이 있는 오세훈 시장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글 작성자는 '서울특별시체육시설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5조의3(사용허가의 제한)을 근거로 들었다. 해당 조례는 '시설의 관리상 지장이 인정될 때', '그 밖에 서울특별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등 경우에 해당할 시 체육시설 사용 및 이용을 허가하지 않거나 취소할 수 있다.
아이유는 오는 9월21일과 22일 양일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4 IU HEREH WORLD TOUR CONCERT ENCORE : THE WINNING'을 개최한다. 이미 해당 공연은 전석 매진을 기록해 약 10만명의 관객이 모일 예정이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5일 팔레스타인과 벌인 2026 월드컵 예선 경기에서 0대 0으로 비긴 뒤 취재진을 만나 "오만 원정 경기의 그라운드 컨디션(경기장 상태)이 더 좋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다. 빠른 템포의 경기를 못 한 것이 팬들에게도 아쉬웠을 거다. 홈에서 할 때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감독도 경기 직후 기자 회견에서 "우리가 봤을 때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100%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앞서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열었던 가수 임영웅은 잔디 보호를 위해 그라운드 좌석 배치를 포기한 바 있다.
프로축구 FC서울의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종종 국가대표팀 경기도 개최되기 때문에 잔디 관리에 특히 엄격하다. 임영웅은 지난해 이곳에서 하프타임 공연을 하면서 축구화를 착용하고 그라운드에 올라 귀감이 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