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재산 1·2위, 같은 회사였다…'2700억 보유' 임원 정체

입력 2024-09-12 12:41
수정 2024-09-12 13:04

시가총액 2조원이 넘는 상장사 중 주식 재산 100억원 이상 비(非)오너 임원이 27명으로 나타났다. 1등과 2등은 크래프톤과 계열사에서 배출했다. '100억 클럽' 명단에는 1980년 이후 출생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임원 7명도 이름을 올렸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의 ‘비오너 임원 주식 평가액 현황’ 조사를
12일 발표했다. 시총 규모 2조원 이상 기업(149개) 중 오너 일가를 제외한 임원들의 보유 자사주를 6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했다.

비오너 임원 중 조사 대상 회사에 주식을 1주라도 보유한 경우는 3448명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1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주식 재산을 지닌 임원은 165명이었다. 10억원대가 72명으로 최대였고, 30억원대가 8명으로 가장 적었다. 100억원 이상의 임원은 27명으로, 작년 조사 대비 5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재산 1위는 크래프톤 계열사 라이징윙스의 김정훈 대표가 차지했다. 김 대표는 크래프톤 주식을 84만 3275주 보유해 주식 평가액이 2724억원에 달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55만 5044주를 가져 뒤를 이었다. 액수로는 17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1위였던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이정호 대표(1732억원)는 그 사이 재산이 293억원 늘었음에도 3위로 밀려났다. 올해 상반기 주가 상승률이 500.26%에 달한 실리콘투의 손인호 부사장(4위·957억원), 펄어비스의 지희환 최고기술책임자(5위·756억원)와 윤재민 부의장(6위·722억원)도 주요 순위권에 올랐다.

MZ세대 임원 부자 가운데선 1981년생의 스콧 사무엘 브라운 하이브 사내이사(7위·600억원), 1983년생인 신재하 에이피알 부사장(18위·305억원) 등이 포함됐다. 조사 대상 중 가장 어린 임원인 1989년생 민경립 시프트업 부사장(8위·563억원)과 임정수 레인보우로보틱스 기술이사(11위·438억원) 순위도 두드러졌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과거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에서 주식 재산 100억원이 넘는 전문 경영인이 많았지만, 최근엔 50억원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어졌다"며 "오히려 게임업체 등에서 활약하는 3040세대 중에서 신흥 부자들이 다수 배출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