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장악한 중국 브랜드 로보락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온라인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안방 탈환을 위해 로봇청소기 제품을 연이어 내놨지만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11일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몰에서 판매량순 로봇청소기를 보면 로보락 제품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인 제품은 50만원대인 로보락 Q8 맥스 플러스다. 로보락이 지난 4월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 'S8 맥스V 울트라'가 두 번째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품은 판매가 170만원대의 프리미엄 모델인데도 판매량이 많았다.
90만원대에 판매 중인 삼성전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스팀'이 뒤를 이었고 S8 맥스V 울트라와 같은 시기 출시된 로보락 보급형 모델 '큐레보 프로'가 뒤따랐다.
전자랜드 온라인몰에서도 로보락 제품이 가장 많은 누적 판매량을 올렸다. 큐레보 프로는 전자랜드 온라인몰 로봇청소기 중 누적 판매순으로 1위를 차지했다.
G마켓·옥션에서 추석 명절을 앞두고 진행한 할인 프로모션의 경우 S8 맥스V 울트라가 매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10일 진행된 G마켓·옥션 '한가위 빅세일'에서 총 121억6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흥행했다. 로보락은 행사에서 S8 맥스V 울트라 일반형·직배수 스테이션을 포함해 로봇청소기 5종, 습건식 무선청소기 플렉시 시리즈 등 5종을 판매했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점유율 1위는 로보락(46.5%)이다. 중국산이지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보다 대당 150만원 넘는 고가 제품군 점유율은 65.7%로 더 높다. 로보락은 2022년 1위에 올라선 이후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다.
로보락의 인기 비결로는 물걸레 자동 세척·건조 기능, 먼지 흡입력 등 우수한 성능이 꼽힌다. 국내 기업들은 물걸레에서 냄새가 날 수 있다면서 외면했던 제품군이었지만 로보락이 악취 문제를 해결하고 소비자들을 공략하자 국내 기업들도 유사 제품을 출시했다.
LG전자는 지난달 15일 진공청소기와 물걸레, 자동 세척·건조 기능을 갖춘 로봇청소기 'LG 로보킹 AI 올인원'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이보다 앞선 지난 4월 '비스포크 AI 스팀'을 선보였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서 기자들과 만나 "늦었지만 중국 업체와 비교했을 때 동등한 이상의 스펙을 가져왔다"며 "우리가 밀리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