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사모펀드 어피니티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11일 발표했다. CJ대한통운을 중심으로 네이버, 신세계, 알리익스프레스 등이 ‘반(反)쿠팡 연대’를 이룬 가운데 다양한 소비재 기업에 투자 중인 사모펀드까지 협력에 나서 CJ대한통운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무 협력의 핵심은 어피니티가 투자한 기업에 CJ대한통운이 필요할 때 물류 컨설팅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프라·운영 효율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어피니티가 투자한 기업은 버거킹, 락앤락, 서브원, 요기요, SK렌터카 등이다. 이들 기업의 물류를 CJ대한통운이 전담하면 대규모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 어피니티는 투자 기업의 물류 효율을 높여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게 가능하다.
CJ대한통운은 최근 기업의 물류 업무를 대행하는 ‘3자물류(3PL)’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판매자가 상품을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 입고하면 그 이후 보관, 포장, 배송, 반품 등을 처리해주는 게 3자물류다. 지난 6월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이 전방위 동맹을 맺은 뒤 CJ대한통운은 G마켓과 SSG닷컴 등 신세계 온라인 쇼핑 사업의 물류 부문을 도맡기로 했다.
CJ대한통운과 쿠팡의 물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란 게 물류업계의 예상이다. 쿠팡은 로켓그로스 서비스를 앞세워 3자물류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에 맞서 CJ대한통운은 네이버를 비롯해 알리익스프레스, G마켓, SSG닷컴 등 쿠팡과 e커머스 부문에서 경쟁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연대를 형성했다.
내년부터 주 7일 배송을 도입하기로 한 것도 쿠팡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쿠팡이 주말과 공휴일에도 배송하는 것과 달리 CJ대한통운은 그동안 주 6일 배송을 했다. 내년 주 7일 배송으로 바뀌면 CJ대한통운 고객사는 주말에도 상품 배송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다른 경쟁 물류기업은 당장은 주 7일 배송이 어려워 업계에선 CJ대한통운의 경쟁 우위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