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들이 특화매장을 만들어 '체류시간·연계구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한다. 단순 목적형 구매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오랜 시간 매장에 머물게 해 매출을 늘리려는 전략이다.
13일 GS25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에 연 체험형 편의점 그라운드블루49점은 오픈 이후 일평균 1000여명이 방문하고 있다. 이 매장은 복합 문화 공간 '안녕인사동'에 입점했으며 스마트 기술 기반 콘텐츠로 매장 내부를 꾸몄다. 매장엔 고피자 로봇, 라테아트 로봇, 아이스크림 로봇, 포토 카드 인화 기계 등이 있다. 점포를 재단장하기 전에 비해 방문객이 2배 이상 늘었다고 GS25는 설명했다.
이외에도 GS25는 주류 특화 매장, 카페 특화 매장, 스포츠 특화 매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편의점이 과거엔 필요한 물건만 사서 나가는 '목적형' 구매 위주의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체험과 경험을 중요시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GS25 관계자는 "체험을 위해 방문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오랫동안 머물게 해 다른 상품까지 구매하는 '연계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고 말했다. 또 "특화 매장의 인테리어부터 상품 구색까지 차별화하려고 노력한다"며 "'놀이 공간 및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특화 매장의 매출이 일반 매장에 비해 10배가량 높다고 GS25는 설명했다.
한편 GS25에 따르면 2018년 1분 30초가량이었던 체류 시간이 상품 구색 차별화, 커피 머신 도입, 매장 내 취식 공간(고피자) 마련 등으로 올해 3분 7초까지 늘어났다. 체류시간이 중요한 건 매장에 오래 머무를수록 다른 상품으로의 구매 전환이 발생하고 연계 구매도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결국 오프라인 유통사들은 매장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게 매출을 발생시키는 게 핵심이다. 백화점도 체험형 콘텐츠가 많은 쇼핑몰로, 마트도 신선식품 위주로 상품을 구성해 사람들을 매장으로 오게 만들고 있다. 편의점도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CU도 라면 특화 매장인 ‘라면 라이브러리’ 매장을 가맹점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판매된 라면은 총 9만여 개로 하루 평균 라면 판매량은 일반 매장에 비해 10배 이상 많다.
이외에도 주류 특화 편의점을 운영해 전체 점포의 3분의 1 면적을 주류 특화 존으로 구성했다. 해당 매장은 일반 점포에 비해 주류 매출이 최대 70% 이상 높을뿐더러 안주류 연계 구매도 평균 대비 50% 이상 높다. 또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 금융 특화 편의점 등을 운영하며 ‘매장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을 강화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먹거리 특화 매장 '푸드드림'과 구슬아이스크림 특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구슬아이스크림 특화 매장은 지난 7월 업계 최초로 숍인숍(매장 내 매장) 형태로 문을 열었다. 푸드드림 매장에선 즉석·신선 식품 등 먹거리 중심으로 상품 구색을 꾸렸고 푸드드림 점포의 매출이 일반 점포 대비 1.5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