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공 수프를 생산하는 ‘캠벨수프 컴퍼니’가 155년 만에 회사 이름에서 ‘수프’를 빼고 ‘캠벨컴퍼니’로 새출발한다. 현대인들의 식습관 변화로 즉석 수프 수요가 줄고 스낵류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조정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사명에 반영하기 위함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이날 캠벨은 사명 변경 계획을 발표하면서 스낵사업 강화 의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마크 크로즈 캠벨 최고경영자(CEO)는 “이 미묘하지만 중대한 변화는 155년 동안 쌓아온 회사의 상징적인 이름 인지도, 명성 및 자산을 유지하면서도 회사 포트폴리오의 전체 범위를 더 잘 반영한다”고 말했다. 사명 변경은 11월에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통해 완료될 전망이다.
캠벨 사업에서 수프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현재는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지난해 캠벨의 스낵 매출은 13% 늘어난 반면 수프 매출은 3% 성장에 그쳤다. 캠벨은 수프 라인업 이외에도 골드피시, 스나이더스하노버, 케이프코드, 페퍼리지 팜 등 다양한 스낵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파스타 소스 라오스 등을 보유한 이탈리아 식품 브랜드 제조업체인 소보스 브랜즈도 인수했다.
이날 캠벨 주가는 1.24% 하락한 51.1달러에 거래됐는데, 두달 전보다 10% 이상 상승했다. 주가는 지난해 가을 30달러선까지 하락했다가 올해 들어 회복하는 모양새다.
시장조사기관 서카나에 따르면 미국의 스낵시장 규모는 2000억달러 이상이며, 캠벨을 비롯한 많은 식품업체들이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인의 거의 절반이 하루에 간식을 3번 이상 먹는다고 한다.
고물가가 오래 지속되고 식품기업의 성장 둔화에 직면하면서 업계의 통합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달 초콜릿 과자 엠&엠즈(M&M) 등으로 유명한 미국 제과업체 마즈(Mars)는 감자칩 브랜드 프링글스를 소유한 켈라노바를 약 290억달러에 인수하는데 합의했다. 켈라노바의 약 60억달러 규모의 부채를 포함하면 360억달러에 달하는 규모로 이는 식품 제조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켈라노바는 “스낵시장은 크고 매력적이며 내구성이 강한 카테고리로 소비자들에게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