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 베스트셀링 모델 자리를 두고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에 테슬라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판매량 상위 3개 모델 격차가 얼마 안 나 올해 내내 접전이 예상된다.
11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판매된 수입차는 테슬라 모델 Y다. 지난 1~8월 모델 Y는 1만2879대 판매됐다. 이어 BMW 5시리즈(1만2787대)가 바짝 뒤쫓고 있고 벤츠 E클래스(1만2658대)는 3위를 기록 중이다.
모델 Y는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395.4% 늘어난 1만41대를 팔아 전통적인 국내 수입차 판매 강자인 벤츠와 BMW 차량들을 제쳤다.
벤츠와 BMW가 아닌 모델이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한 것은 테슬라가 처음. 현재 판매량 2위인 5시리즈와의 격차가 채 100대도 안 되지만 모델 Y의 돌풍이 계속될지 주목된다.
잘 나가던 테슬라는 지난달 발생한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면서 판매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모델 Y의 경우 롱레인지, 퍼포먼스 트림(차대번호 앞 3자리 LRW)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쓰고 있는 반면 스탠더드 레인지 트림에는 중국 CATL의 배터리가 각각 장착됐다. 실제로 지난달 모델 Y 판매량은 1215대로 전월 대비 25.1% 감소했다.
모델 Y의 판매가 주춤한 사이 E클래스는 오히려 전월 대비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상위권 다툼이 더욱 치열해졌다.
E클래스는 지난 8월 한 달간 2237대가 판매되며 수입차 브랜드 단일 모델 중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모델 Y와 5시리즈가 모두 전월 대비 판매량이 줄어든 반면 E클래스는 오히려 48.6% 늘었다.
벤츠 E클래스는 지난 8년간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위를 기록한 저력이 있다. 현재 판매 중인 E클래스는 올해 2월 출시된 11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작년에도 E클래스가 2만3642대 판매되며 5시리즈(2만1411대)를 제치고 베스트셀링 모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BMW코리아의 판매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5시리즈는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5시리즈는 1972년 처음 선보인 이후 전 세계에서 약 800만대 이상 판매된 BMW의 대표 프리미엄 세단이다. 지난해 10월 8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한국에서 최초로 출시할 정도로 남다른 한국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5시리즈는 출시 6개월 만에 1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국내 수입차 시장에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내연기관부터 전기차(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까지 모두 갖추는 등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에는 수입차 업체들이 파격적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치열한 판매 경쟁이 예상된다"며 "전통적 강자인 E클래스와 5시리즈가 경쟁하는 가운데 테슬라가 전기차 포비아(공포증)를 딛고 얼마나 판매량을 늘릴 수 있을지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