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쥴리 의혹'을 제기해 공직선거법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천수 전 열린공감TV 대표와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협회장의 재판에서 증인들이 "쥴리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제6차 공판을 열고 1994년부터 1999년까지 모 나이트클럽 공동대표였던 조 모씨와 배모씨가 증인으로 불렀다. 정 전 대표와 안 전 회장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쥴리'였던 김 여사는 이들이 운영한 나이트클럽에서 접대부로 일했다.
이들은 이날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쥴리'라는 이름을 들은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조 씨는 "나이트클럽을 운영할 당시 마담을 20명 정도 고용했는데 쥴리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삼부토건 회장을 비롯해 이른바 VIP들이 따로 사용하는 공간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배 씨도 "쥴리라는 예명 가진 사람 만난 적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전혀 듣도 보도 못했다"고 부인했다.
정 전 대표와 안 전 회장은 나이트클럽에서 VIP룸으로 직행하는 '비밀 엘리베이터'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증인들은 "VIP룸도 없고 직행 엘리베이터도 없다", "구조상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배씨는 "건물이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미친 사람이 아니면 그걸 왜 하나 싶다"며 "호텔 건물하고 사무실 건물이 200m 정도 떨어져 있어서 (직행 비밀 엘리베이터는) 말이 안 된다"고 증언했다.
배씨는 또 "삼부토건 조 회장이 특정 여성이랑 있거나 다른 사람을 초대하는 것도 못 봤다"며 김 교수라는 여성의 호칭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5차 공판에서도 증인들 한목소리 … "쥴리 처음 듣는다"
지난 7월 열린 제5차 공판엔 나이트클럽의 공동운영자 정모씨와 손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쥴리'를 보거나 들은 적이 전혀 없다고 증언한 바 있다. 정씨는 "나이트클럽에서 쥴리란 사람이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는 검사의 물음에 "쥴리라는 게 뭐냐, 뭐하는 사람이냐"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나이트클럽에서 여성 접대부를 고용했다든지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전혀 없다"면서 "접대부라고 명찰에 이름이 적혀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구분하느냐"고 답하기도 했다.
또 "나이트클럽 꼭대기 층에 불법 증축돼 외부인에게 공개되지 않으면서 연회장으로 사용할 만한 공간이 있느냐", "나이트클럽에서 호텔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가 있느냐"는 검사의 질의에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손씨도 "쥴리를 보거나 들은 적이 전혀 없다"며 "외부 비공개 연회장은 있을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나이트클럽에 고용된 접대부가 있었느냐"는 검찰 측의 질문에 "나이트클럽엔 접대부가 다 있다. 고용한 것은 아니고 손님들 팁을 받아서 생활하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