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역대 최대 '드론 공격'에 당했다…'참혹'

입력 2024-09-10 21:01
수정 2024-09-10 21:24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모스크바를 둘러싼 모스크바주(州)를 향해 역대 최대 규모 드론 공격을 단행했다.

타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모스크바주에 우크라이나 드론이 날아들어 공항이 마비되고 아파트에 불이 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러시아 당국은 최소 10여대의 드론이 모스크바 주변에서 격추됐다고 설명했다.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 주지사는 14대의 드론이 방공망에 격추됐고, 모스크바주 라멘스코예 지구 고층 아파트 최소 2곳이 드론 공격으로 손상됐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아파트 11~12층에서 불이 나 46세 여성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쳐 입원했다.

드론 격추로 외곽의 민간 가옥들에 파편이 추락하면서 모스크바에 있는 4개 공항 중 주콥스키, 브누코보, 도모데도보 등 3개 공항이 일시 폐쇄돼 48대의 항공기가 대체 비행장으로 우회하기도 했다.

이날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서 감행한 역대 최대 규모 드론 공격 중 하나로 꼽힌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총 144개 드론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일 격추했다고 밝힌 우크라이나 드론(158대)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관련 논평을 내고 "주거지역을 향한 야간 공습을 전쟁과 연관 지을 방법은 없다. 우크라이나 정권이 본색을 계속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격전지 도네츠크주에서 마을 4곳(크라스노호리우카·흐리호리우카·보디아네·할리치니우카)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 1일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주요 지역에 대해 대규모 드론 공습을 시도한 바 있다. 이 공격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방국들을 향해 러시아 본토 포격을 승인해달라고 발언한 직후 단행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으려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 비행장과 기지를 공격하는 방법뿐"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목소리를 높인 이유는 그동안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 사용을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와 인근의 국경 방어 작전용으로 제한해왔기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6일 러시아 본토를 기습한 뒤에도 그 배경에 대해 비밀리에 시행한 '선제공격'이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러시아 영토 약 1300㎢를 점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