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아파트, 건물 등을 관리해주는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AI 가전 등을 연결할 수 있는 B2B 전용 플랫폼 ‘스마트싱스 프로’를 활용해 공간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서 AI 아파트, AI 오피스, AI 스토어, AI 스테이 등 4개 핵심 AI B2B 사업을 공개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부사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IFA를 기점으로 ‘모두를 위한 AI’를 B2B로 확대하려고 한다”며 “한국을 시작으로 해외까지 확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마트싱스 프로가 AI 서비스의 중심에 있다. 기업 환경에 맞게 TV, 에어컨, 사이니지, 카메라 등 사물인터넷(IoT)이 가능한 제품을 연동해 공간을 관리하는 솔루션이다. 기기 연결 상태를 담은 ‘인포그래픽 대시보드’, 매장을 3차원(3D) 맵으로 구현해 원격 운영하는 ‘멀티 사이트 3D 관리’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기업·소상공인 고객은 AI 스토어를 통해 매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전기료를 연 최대 30%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솔루션에 포함된 차세대 디지털 사이니지 플랫폼 ‘삼성 VXT’를 통해 광고 수익도 낼 수 있다.
AI 아파트는 아파트 자체 스마트 시스템과 제품 연동을 통해 입주민에게 편리한 주거 서비스를 제공한다. AI 아파트에선 스마트싱스 맵뷰로 집안 상태를 확인하며 조명, 난방 등 기기 제어까지 가능하다. 한국 내 삼성이 공급한 AI 아파트는 올 7월 기준 20만 가구를 넘었다. 삼성전자는 내년 말까지 AI 아파트를 30만 가구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입주민이 신청하면 신축뿐만 아니라 구축도 AI 아파트로 꾸밀 수 있도록 인테리어업체와 협의 중이다.
AI 오피스가 들어간 빌딩에서 임직원은 안면 인식 기술을 통해 손쉽게 출입할 수 있다. 회의 때는 화상 시스템 및 조명, 공조 등이 자동으로 설정되며 태블릿 등에 적용된 나만의 AI 비서가 회의 일정 관리, 회의록 작성, 통·번역을 담당해 업무 편리성을 높여준다. AI 스테이는 비대면 체크인과 체크아웃 서비스로 투숙객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투숙객은 입실 전에 스마트폰을 활용해 미리 선호하는 온도와 객실 분위기를 설정할 수 있다.
베를린=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