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 핵융합 발전 스타트업 에너지싱귤래리티가 차세대 핵융합 기술 개발을 위해 5억달러(약 6700억원)를 조달한다. 국내 원자재를 이용해 미국 등 경쟁사 대비 절반 이상 저렴한 핵융합 발전장치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에너지싱귤래리티는 2027년까지 차세대 핵융합 발전장치 훙황(HH)170을 개발하기 위한 자금 조달 목표를 5억달러로 설정했다. 상용화 시점은 2035년으로 제시했다.
핵융합 발전은 두 개의 원자핵이 충돌해 하나로 합쳐지는 ‘핵융합’ 반응으로 에너지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태양의 에너지 생성 원리와 같아 인공 태양으로 불린다. 원자핵 하나가 두 개의 가벼운 원자핵으로 분열돼 에너지를 만드는 ‘핵분열’과 달리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고 사고 위험도 작아 ‘꿈의 에너지’로 평가받는다.
다만 중수소·삼중수소를 1억도 이상으로 가열해 300초 이상을 유지해야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만큼 상용화까지 풀어야 할 기술적 난제가 산적하다.
2021년 설립된 에너지싱귤래리티는 1억1000만달러를 조달해 지난 6월 첫 번째 토카막인 HH70을 개발했다. 토카막은 자기장을 이용해 플라스마 상태가 된 초고온의 중수소·삼중수소를 가둬두는 도넛 모양의 장치다.
예유밍 에너지싱귤래리티 공동창업자는 “우리는 자재, 인력 등 모든 면에서 (미국보다) 비용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같은 종류의 기계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미국에서 만드는 것보다 최소 50% 이상 저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싱귤래리티는 HH70 재료의 약 95%를 중국 현지에서 조달했다.
중국 정부는 핵융합 발전 기술의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장 폴 알랭 미국 에너지부(DOE) 핵융합에너지과학국 부국장에 따르면 중국은 핵융합 연구에 매년 15억달러(약 2조원)가량을 투자하고 있다. 이는 미국 투자 규모의 2배 수준이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