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로 인해 프랑스 와인 생산량이 올해 1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와인 최대 생산국’ 지위가 다시 이탈리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농업부는 지난 6일 “올해 와인 생산량이 작년보다 18% 감소한 3930만헥토리터(hL·1hL=100L)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예상치인 4000만~4300만hL보다 낮은 수치다. 1hL는 표준 와인 약 133병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프랑스 농업부는 특히 쥐라(-71%), 샤랑트(-35%), 발드루아르(-30%), 부르고뉴 보졸레(-25%) 지역에서 생산량이 많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리한 기후 조건이 대부분 와인 재배지역의 생산 잠재력을 감소시켰다고 전했다.
프랑스 농가는 지난 1년 폭우와 서리로 큰 피해를 봤다. 개화 시기에 습하고 서늘한 기후로 수분·수정이 안 돼 과실이 떨어지거나 생장을 멈추는 ‘꽃떨이’(쿨뤼르)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가 8년 만에 되찾은 와인 최대 생산국 지위를 다시 빼앗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프랑스는 2015년 이탈리아에 내준 와인 생산량 1위 자리를 지난해 탈환했다. 지난해 가을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2023년 이탈리아 와인 생산량이 전년 대비 17% 줄어들면서다.
와인 전문 매체 비네투르는 “오랫동안 세계 와인산업의 초석으로 여겨져온 프랑스가 세계 최대 와인 생산국의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며 “와인 생산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앞으로도 계속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