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 식품사가 협력해 연매출 1조원의 글로벌 메가브랜드를 키우자고 강조했다. 첫 번째 육성 브랜드로 ‘빼빼로’를 선정했다.
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달 초 한·일 롯데 식품 계열사 경영진과 벨기에, 폴란드의 식품 생산 거점을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유럽 출장 중 지난 3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를 주재했다.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는 한국과 일본 롯데 식품사 경영진이 모여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협의체다. 원롯데 전략회의에서 구체적인 전략 상품을 선정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빼빼로의 지난해 매출은 국내외 합산 2000억원이다. 한·일 롯데는 2035년까지 빼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톱10, 아시아 넘버원’ 브랜드로 키우기로 했다. 일본 롯데를 통해 롯데웰푸드가 진출하지 않은 국가에 빼빼로를 판매해 해외 판로를 넓힐 계획이라고 롯데그룹은 설명했다. 내년 하반기 가동하는 롯데인디아 빼빼로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도 글로벌 시장에 수출한다. 롯데웰푸드는 인도 자회사 롯데인디아의 하리아나 공장에 약 330억원을 투자해 빼빼로의 첫 해외 생산 기지를 짓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이를 통해 2027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30~5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번 전략회의에서는 베트남 인도 등 기존 진출 국가에서의 시장 확대, 잠재력 높은 신규 진출 국가 개척, 공동 소싱 및 마케팅 활동 지원 등도 검토했다. 신 회장은 회의에서 “한·일 롯데가 긴밀하게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서 계속 성장하는 기업이 돼 달라”며 “해외 매출 1조원이 넘는 다양한 메가브랜드 육성에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하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이번 유럽 출장 기간 벨기에의 길리안 공장과 폴란드의 베델 공장을 방문했다. 세계 3대 초콜릿 브랜드인 길리안은 2008년 롯데웰푸드가, 폴란드 제과 회사인 베델은 2010년 일본 롯데가 인수했다.
신 회장은 지난 2일 롯데 베델이 바르샤바에 문을 연 ‘초콜릿 팩토리 뮤지엄’ 개관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5일엔 영국 런던에서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토머스 헤더윅을 만나 최신 건축 디자인 트렌드와 디자인 전략, 협력 방안 등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이번 출장에는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다마쓰카 겐이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등 한국과 일본 롯데 계열사 경영진이 동행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