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서울’ 입지로 꼽히는 경기 광명시 집값이 최근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3년 차 신축 아파트는 연이어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재건축이 진행 중인 노후 아파트 가격은 되레 내려가는 모양새다. 공사비 인상과 조합원 분담금 등으로 신축 단지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7월 경기 광명시 아파트 거래량은 422건으로, 올해 들어 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1월(165건) 대비 2.5배가 넘는 수치다. 4월(188건)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가 살아나면서 집값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매매가격지수 동향에 따르면 광명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올해 1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을 이어오다 6월 0.29로 반등한 뒤 7월(0.44)까지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신축 단지가 몰려 있는 광명동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2022년 준공된 광명동 광명아크포레자이위브 전용면적 84㎡는 올 7월 9억5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해 입주한 광명동 광명푸르지오센트베르 전용 59㎡도 지난달 8억4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전달 기록한 신고가보다 4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신축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줄고 있다. 광명 내 대표적 미분양 단지였던 광명동 트리우스 광명이 7월 잔여 미분양 물량을 모두 해소했다. 인근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뷰도 다섯 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끝에 남은 물량을 소진했다.
하안동 일대 노후 재건축 단지 집값은 주춤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하안동 하안주공 7단지(사진) 전용 59㎡는 지난달 5억3000만원에 팔렸다. 6월 5억5000만원과 비교해 2000만원 떨어졌다. 하안주공 3단지 전용 36㎡도 지난달 3억4000만원으로 거래됐다. 7월(3억6400만원) 대비 2400만원 낮아진 금액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광명 지역 재건축 단지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적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1년여간 광명에 1만7000가구가 넘는 신축 물량이 공급됐고 내년에도 1만6600가구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내년까지 광명 지역의 입주 물량이 잇따르는 만큼 재건축 사업 진행 부담이 큰 재건축 단지들의 선호도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