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등을 비롯한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백화점 업계가 새로운 간판을 내걸고 있다. '백화점' 옆 지역명을 담은 '○○점' 이라는 백화점 하면 딱 떠오르는 전통적인 간판을 교체하고 다채로운 공간도 구성하는 움직임이다. 침체된 오프라인 유통업을 살리겠다는 의도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경기점 이름을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바꿨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에 있는 사우스시티는 2007년 3월 개점 당시에는 '신세계백화점 죽전점'이었다. 2009년 10월 경기점으로 변경했다가 최근 재단장을 마치면서 다시 이름을 바꾼 것이다.
새 이름 사우스시티는 수도권 남부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고 신세계백화점은 설명했다. 사우스시티는 죽전점으로 개장할 당시만 해도 인근에 백화점이 없었지만 이후 차로 30분 안팎 거리에 현대백화점 판교점, 갤러리아 광교점,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차례로 들어서면서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였다.
점포명 변경은 배후상권 확대의 필요성이 커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구감소 등 상권의 쇠락 속에 경쟁사의 신규 점포 개장과 같은 환경 변화에 맞춰 대대적으로 재단장을 하고 점포 이름을 바꾸기도 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6일 부산점을 새로 단장해 재개장하며 '커넥트현대'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1995년 개장한 이후 29년 만이다. 부산 동구 범일동에 있는 커넥트현대는 2000년대 초반까지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인기몰이했지만 범일동 상권이 쇠락하고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잇따라 부산에 진출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지난 7월 영업을 잠정 중단하고 복합쇼핑몰로 재단장했다.
커넥트현대는 MZ세대의 놀이터라는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매장 곳곳에 전시 또는 체험형 문화예술공간을 마련했다. MZ세대가 소셜미디어 인증 사진을 촬영하고 싶도록 공간을 꾸민 것이다. 더현대서울의 성공 요인 중 하나인 MZ세대에 인기 높은 패션·미식브랜드도 전면 배치했다. ‘마뗑킴’, ‘마리떼프랑소와저버’, ‘커버낫’ 등 인기 K패션 브랜드 20여곳이 지하 1층에 들어왔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5월 수원점 이름을 개장 10년 만에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변경하며 인근의 스타필드 수원과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타임빌라스는 롯데백화점이 내놓은 새 브랜드로 백화점이 가진 프리미엄 요소와 쇼핑몰이 가진 다양성을 한데 모은 융합형 쇼핑몰을 뜻한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백화점'을 점포명에서 떼고 새 브랜드를 선보였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서울 밖 중소형 점포 매출은 감소세"라며 "기존 백화점의 형식 속에서는 경쟁력을 갖기 힘들기 때문에 변화를 모색하며 새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