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친한파' 밴드, 가까스로 멤버 구했는데…"이럴 줄은"

입력 2024-09-07 11:29
수정 2024-09-07 11:30

한국계 DJ 조 한(Joe Hahn)이 소속된 세계적 명성의 ‘친한파’ 록밴드 ‘린킨 파크’가 전 보컬리스트 사망 후 7년 만에 신곡을 내고 음악계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이런 와중에 새로 영입된 멤버 중 한명인 여성 보컬리스트가 사이언톨로지 신도라는 의혹이 미국 현지에서 확산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기도 전에 발목을 잡히는 모양새다

음악 전문지 롤링 스톤은 그래미상 수상 밴드인 ‘마스 볼타(The Mars Volta)’의 멤버 세드릭 빅슬러-자발라가 린킨 파크의 새 보컬리스트로 영입된 에밀리 암스트롱의 이전 밴드 ‘데드 사라’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팬들이 당신의 친구 대니 마스터슨에 대해 아나. 당신의 강간범 친구,"라는 댓글을 지난해 남긴 바 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가 이런 댓글을 남긴 건 암스트롱이 사이언톨로지 교회와 유죄 판결을 받은 강간범 대니 마스터슨을 지지했다는 의혹 때문이라는 게 롤링 스톤의 설명이다.

빅슬러-자발라의 아내인 크리시 카넬-빅슬러는 마스터슨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여러 여성 중 한 명이었다. 마스터슨은 카넬-빅슬러의 고소와 관련된 혐의에 대해선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지만, 두 명의 다른 여성에게서 제기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린킨 파크에 영입된 암스트롱도 사이언톨로지와 연관이 있다. 2013년에 열린 교회의 44주년 기념 갈라 행사에서 사이언톨로지 셀러브리티 센터에 참석한 그의 사진이 남아있다. 2020년에는 암스트롱이 마스터슨의 재판을 지원하기 위해 법원에 나타났다는 보도도 있었다. 빅슬러-자발라는 데드 사라의 인스타에 댓글을 남긴 뒤 암스트롱이 린킨 파크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해당 댓글을 스크린샷으로 찍어 자신의 스토리에 다시 게시했다. 롤링스톤의 보도 직후 미국 최대의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엔 암스트롱의 린킨 파크 여부가 적합한 것인지에 관한 갑론을박이 거세게 일고 있다.

1996년 결성된 린킨 파크는 통산 1억장이 넘는 앨범을 판매하고 그래미상을 두 차례 받은 세계적인 팀이다. 2000년 발매한 첫 앨범 '하이브리드 띠어리'(Hybrid Theory)로 주목받은 이후 '페인트'(Faint), '넘'(Numb)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누렸다.

2017년 보컬 체스터 베닝턴이 자살로 삶을 마감한 이후 팀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멤버별 개인 활동과 베스트 앨범 발매 등으로 활동을 펼쳤다. 이 기간에 한국계 멤버인 조 한은 JTBC의 ‘슈퍼밴드’에 출연하고 BTS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하는 등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왔다. 이번에 영입된 새로운 보컬 에밀리 암스트롱은 밴드 데드 사라의 공동 보컬로 활동했다. 드러머 콜린 브리튼은 미국 가수 일레니엄, 일본 밴드 원 오크 록의 프로듀서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린킨 파크는 오는 11월 정규 앨범 발매에 앞서 월드투어를 열고 오는 9월 13년 만에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미국과 영국, 콜롬비아 등지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아시아 국가에서 열리는 공연은 한국이 유일하다. 린킨 파크는 앞서 2003년, 2007년, 2011년 세 차례 한국을 찾은 바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