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요 관광명소에 있는 통신사 매장이 K팝 콘텐츠를 즐기고, K팝 굿즈(상품)를 구매할 수 있는 특화매장으로 바뀔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연말까지 전국 13개 매장을 K팝 특화매장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웠다. 주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지역에 있는 직영점이 전환 대상이다. 공항철도가 다니는 서울 공덕동, 부산 해운대 등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신규 이용자로 끌어모으기 위해 K팝을 활용하기로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포화한 통신 시장, ‘인구 절벽’ 시대에 신규 매출을 끌어올릴 방안으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눈을 돌린 것이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지난 7월 임원진을 소집해 “외국인 시장을 기회의 영역으로 보자”고 주문했다. 국내에 머무르는 외국인을 겨냥한 특화 서비스로 틈새시장을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국내 통신업계에선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시도다.
LG유플러스는 K팝 특화매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과의 접점을 늘리며 브랜드 이미지를 쌓을 계획이다. 5월부터 서울 동교동 홍대입구점(사진)을 K팝 특화매장으로 시범 운영한 결과, 승부수를 던질 만하다고 판단해서다.
특화매장으로 바꾼 뒤 방문자가 직전 3개월 평균 대비 5.8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7월 이곳에서 판매한 K팝 굿즈 관련 매출만 1억원이 넘는다. BTS(방탄소년단), 뉴진스 등의 앨범과 응원봉 등을 구매하는 외국인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방문객이 LG유플러스의 잠재 소비자로 바뀐 경우도 많다. 고객정보 마케팅 활용에 동의한 방문자는 이전보다 약 35% 증가했다. 젊은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선 ‘올리브영’ ‘다이소’ 등과 함께 K팝 특화매장이 필수 관광코스로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뿐 아니라 K팝에 관심이 많은 10~20대의 이목을 끄는 효과도 높다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LG유플러스는 K팝 특화매장을 전국구로 확대한 뒤 해당 매장에 도입할 신규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유심, 선불 인터넷 등을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