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흔히 ‘분양 성수기’로 불린다. 이달 강남권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서울 청약시장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청담르엘,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래미안 원페를라 등 ‘강남 3인방’이 청약 일정을 앞두고 있어서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로또 단지’가 잇따르면서 강남권 입성을 노리는 수요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높은 청약경쟁률을 뚫으려면 소득 여건, 주택형 등에 따른 맞춤형 청약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청담동 10년 만에 새 아파트
가을 청약 대전의 문을 여는 건 강남구 청담동 공급되는 청담르엘이다. 청담삼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단지로, 10년 만에 공급되는 청담동 신축 아파트다. 총 1261가구 중 149가구를 일반에 나온다. 서울 지하철 7호선 청담역이 코앞인 역세권 단지다. 한 블록 건너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개발되는 ‘노른자위’ 땅에 들어선다.
평균 분양가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 중 역대 최고 수준인 3.3㎡당 7209만원이다. 하지만 인근 아파트 시세가 3.3㎡당 1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전용 84㎡ 당첨 때 10억원 안팎의 시세차익이 거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송파구 잠실에서도 18년 만에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이뤄진다. 총 2678가구 규모인 ‘잠실래미안아이파크’(잠실진주 재건축)도 내달 분양 시장에 등장한다. 분양가 3.3㎡당 5409만원이다. 전체 2678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이 589가구다. 전용 84㎡ 기준 18억원 선이라 반포동, 청담동 등 다른 강남권 단지에 비해 부담이 적다. 인근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가 지난달 24억원에 거래된 만큼 당첨자는 6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둘 전망이다.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방배6구역)도 전체 1097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 465가구가 공급 대기 중이다. 전통 부촌인 방배본동과 방배동 카페 골목이 가깝다. 학원가 등이 몰린 반포동도 인접해 있다. 서울지하철 4·7호선 이수역과 7호선 내방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일반 공급된 ‘디에이치 방배’(방배5구역)와 더불어 이 일대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사회초년생·1주택자도 당첨 기회전문가들은 하반기 강남권 분양 물량이 많은 만큼 강남 입성을 노리는 수요자에게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청약 당첨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선 무주택자, 1주택자 등 각각 맞춤형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소득이 낮은 사회초년생이라면 생애최초 또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노려볼 만하다. 소득 요건 등이 까다로워 일반공급에 비해 청약 경쟁률이 낮기 때문이다. 특별공급에 넣고, 일반공급에도 또 넣을 수 있어 당첨 확률이 배로 높아진다. 청약 시장에선 원래 발표일이 동일한 모든 주택만 1명당 1건만 신청할 수 있다. 2건 이상 중복 신청 시 무효 처리가 된다.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은 예외적으로 각 1건씩 신청할 수 있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청약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1주택자까지는 추첨제 공급 물량을 노릴 수 있다. 1주택자라면 전용 60㎡ 이하 소형 평수를 공략해야 한다.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전용 60㎡ 이하는 60%, 전용 60~85㎡ 평형에는 30%까지 추첨으로 뽑아서다. 추첨제 물량 중 75%가 무주택자 우선 물량이고 나머지 25%를 두고 무주택자 추첨 탈락자와 1주택자가 경쟁한다.
주택형별로 배정 물량을 미리 계산해봐야 한다. 예컨대 청담르엘 전용 59㎡ B는 일반공급 물량이 22가구다. 이중 가점제 물량이 8가구(40%), 추첨제 물량이 13가구(60%)다. 추첨제 물량의 75%인 9가구가 무주택자 우선 추첨이다. 오직 4가구만 1주택자에게 배정되는 셈이다. 그마저도 무주택 추첨 탈락자와 경쟁해야 한다. 일반공급 물량이 8가구에 불과한 전용 84㎡ C는 1주택자를 위한 배정 물량이 아예 없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다주택자인데 배정 물량이 없는 주택형에 청약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1주택자는 전용 60㎡ 이하 주택형을 선택해야 당첨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