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논의를 위한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가 여야 의원들의 막말 속에 파행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날 자신을 향해 '빌런'이라고 한 국민의힘을 향해 사과를 요구하며 정부·여당을 향해 막말을 되돌려줬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어제 국민의힘 유상범 간사를 비롯한 국민의힘 위원들이 기자회견을 통해서 저를 빌런이라고 비난했는데 상당히 모욕적"이라며 "그런 악당 위원장과 같은 공간에서 회의하는 여러분들은 악당의 꼬붕들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그러면 정의의 사도라도 되냐. 제가 보기에는 악당 이상의 악당. 가장 질 안 좋은 악당"이라고 말했다.
전날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세 번째로 발의한 '채상병 특검법'을 법안 소위로 회부한 것을 비판한 바 있다.
이들은 회견에서 "오늘은 '빌런 정청래'가 '꼼수 정청래 위원장'의 모습을 보인 날"이라며 "오늘 회의 주목적은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회의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특검법을 상정해 소위에 회부하기 위해 의사일정 순번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이를 지적하며 "국회법상 위원회 의결로도 법안 숙려기간을 생략할 수 있다"며 "국회법에 없는 것을 했을 때 꼼수라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악당은 우리 조상이 일본 국적이었다는 노동부 장관을 임명한 윤석열 대통령"이라고도 말했다.
정 위원장은 재발 방지 약속과 함께 사과를 요구했으나 국민의힘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회의는 결국 중단됐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언론 공지를 통해 "당의 사과 없이는 정상적으로 회의를 진행할 수 없음을 분명히 전달했다"며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만 있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등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