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국민을 바보로 여긴다"며 "적반하장의 입법 농단, 전대미문의 사법농단. 헌정사에 이런 정당이 또 있었냐"고 5일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맹비판했다."국민 바보로 여기는 민주당, 정상 정당인가"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대표연설을 위해 연단에 올라 민주당을 비판하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입법 폭주에 시동을 건 민주당은 탄핵소추권마저 정쟁의 도구로 삼아 마구잡이로 내던지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걱정으로 어느 하루도 편하게 잠들지 못했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얼마 전부터 민주당은 정부가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황당무계한 가짜 뉴스를 만들어 퍼뜨리고 있다.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것"이라며 "탄핵을 한다면, 이런 거짓 괴담으로 대한민국을 혼란과 분열로 몰아넣는 이런 세력들을 탄핵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적반하장의 입법 농단, 전대미문의 사법 농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과연 정상적인 정당의 모습인가. 우리 헌정사에 이런 정당이 또 있었냐"며 "앞으로도 국민의힘은 특검을 남발하고, 탄핵으로 겁박하는, 거대 야당의 폭주에는 결연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여·야·정 민생협의체', '민생입법 패스트트랙' 추진하자"추 원내대표는 "정쟁의 장으로 변질된 지난 100일간의 국회에서 민생은 설 자리가 없었다"면서 민생 법안 논의를 위한 '여·야·정 민생협의체' 구성과 '민생입법 패스트트랙'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여야 간에 이견이 크지 않은 비쟁점 민생법안을 따로 분류해서 신속하게 처리하는 장치를 도입하자는 것"이라며 "민생법안들을 속도감 있게 처리해가자"고 했다.
명예를 훼손하는 막말과 폭언, 허위 사실 유포, 위헌적 법률 발의 등을 하는 국회의원들을 제재하기 위한 '국회의원 윤리실천법' 제정도 제안했다. 그는 "증오와 적대적 표현은 강력하게 제재를 가하는 영미 의회, 명예훼손이나 모욕적 발언은 면책특권 적용을 제외하는 독일 의회가 좋은 사례"라며 "우리 국회도 품위를 지키면서 윤리적 책임성을 높여 가자"고 했다.
"민생 안정 위한 4대 중점정책 추진할 것"추 원내대표는 '취약계층 보호',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청년 지원', '중산층 세 부담 완화'에 해당하는 정부·여당의 '4대 중점정책' 추진 계획도 밝혔다. 먼저 취약계층 보호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는 저소득층 생계급여를 5년 동안 총 월 19만6000원 인상에 그쳤지만, 현 정부 3년간 연평균 생계급여 인상액은 166만원으로, 민주당 정부 5년간 연평균 인상액 47만원의 3배가 넘는다"며 "생계급여 대상자를 현 정부 출범 직전 152만명에서 2026년까지 181만명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위해선 "내년 소상공인 지원 예산을 5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로 편성했다. 골목상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온누리상품권 발행액을 5조원에서 5조5000억원으로 늘리고, 사용 대상도 대폭 확대했다"며 "전자상거래와 연계한 유망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신설하고, 과도한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새출발기금' 규모도 현행 30조원에서 40조원 이상으로 확대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드리겠다"고 했다.
청년층 지원을 위해선 "'청년 일 경험 지원사업' 대상자를 5만8000명으로 확대해 미취업 청년들에게 취업 역량 강화의 기회를 제공하고, 국가장학금을 현재 100만명에서 150만명으로 늘릴 것"이라며 "근로장학금은 현재 14만명에서 내년 20만명까지 지원을 확대하고, 저소득층 대상 주거장학금을 신설하겠다"고 했다. 중산층 세 부담 완화를 위해선 "1세대 1주택에 대한 공제를 현행 12억원에서 15억원 이상으로 조정하고 다주택자 중과 제도도 폐지하겠다"면서 '상속세제 전반 개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의사를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이 밖에도 ▲저출생 대응 체계 정책 재정비 ▲반도체·AI 등 첨단전략산업 육성 지원 ▲기후 위기 및 지방소멸 위기 대응 특위 신설 ▲4대(연금·의료·노동·재정) 개혁 완수 등을 내걸었다. 끝으로 그는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의 삶을 보살피는 데 있다"며 "국민의 아무 상관 없는 정쟁, 여기서 멈추자"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